- 해운대구, 토양오염 재조사 진행
- 시민단체 “민간도 조사 참여해야”

‘부산 센텀2지구’가 조성될 예정인 해운대구 풍산 부산사업장(141만3129㎡)에서 기준치의 5배가 넘는 오염물질이 검출돼 해운대구가 토양오염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지난 4월부터 풍산 부지의 토양오염을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풍산 부지에서는 석유계탄화수소(TPH)가 4532㎎/㎏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800㎎/㎏)의 5배가 넘는 수치다. 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차례에 걸쳐 풍산 부지의 유류저장시설 2기 주변 5개 지점의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했다. 석유계 탄화수소(TPH) 등 21개 물질이 조사 대상이었다. 2015년과 2016년 조사에서는 오염도가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지만, 2017년 조사에서 기준치의 배가 넘는 수치(1709㎎/㎏)가 검출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해운대구는 지난해 3월 정밀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4월 시작된 재조사는 현재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이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오는 10~11월 나올 예정이다. 만약 다시 토양오염이 확인되면 해운대구는 정밀조사에 들어간다. 오염 면적과 농도 등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지난 2월 정화가 끝난 상황이며, 수치가 높다고 단순히 오염이 심각하다고 볼 수는 없다. 오염 물질 검출 지점이 과거 어떤 목적으로 사용됐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만약 토양오염이 재확인되면 다시 정화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기준치의 5배가 넘는 오염 물질이 검출된 만큼 민관 협의체를 꾸려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센텀2지구가 본격적으로 들어서면 유동 인구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풍산 부지 내 2곳만을 대상으로 하는 토양 조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내년에도 2곳에서 시료를 채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보다 더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민간이 풍산 부지의 토양오염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와 해운대구는 토양 오염이 확인되면 민간과의 정보 교류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