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섬 내 수목 밀식(빽빽하게 심음)부터 우선 해결해야 합니다.” 최근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이 초청해 부산 해운대구 동백공원을 찾은 제주 ‘카멜리아 힐’ 수목원 양언보(77) 회장은 2시간가량 섬을 둘러본 뒤 이렇게 당부했다.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동백공원에서 제주도 카멜리아 힐 양언보(가운데) 회장과 강림오가닉 임수복(왼쪽) 회장이 공무원들과 함께 동백나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이승륜 기자

양 회장은 30여 년간 동양 최대 동백나무 수목원인 카멜리아 힐을 운영한 전문가다. 이 수목원 19만8300여 ㎡에는 80개국, 600여 종 동백나무 6000여 그루가 숲을 이룬다.

최근 동백공원의 동백나무가 병충해 등에 시달리자, 홍 구청장과 공무원들은 지난 4월과 5월 카멜리아 힐을 방문해 양 회장에게 동백공원 탐방을 부탁했었다.

양 회장은 동백공원 탐방 내내 해운대구 공무원들에게 동백나무 가지치기와 지지목 관리법 등 노하우를 전수했다.

특히 양 회장은 동백섬 정상부 최치원 동상 주변에 ‘히말라야 시다’가 심긴 것을 문제로 지적하며 “부산의 상징적 장소에 외래종 수목이 심긴 건 잘못”이라고 했다.

양 회장은 “명색이 동백섬인데 동백나무가 다른 수종에 밀렸다”며 “그 결과 동백나무가 마그네슘이 부족해 잎사귀가 노랗게 변했다”고 진단했다. 카멜리아 힐에서는 수목 전문가 60여 명이 수시로 나무를 관리한다.

양 회장은 “동백공원의 동백나무 대부분이 복합적인 병충해를 앓는다. 시기별로 체계적 방제가 안 됐기 때문”이라며 “관리 전문가를 채용하기에 앞서 공무원들이 동백나무를 관리하는 지식을 먼저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