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법, 징역 1년6월 선고

동료 직원의 약점을 잡아 수년간 협박하고 정신적·성적으로 괴롭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무원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오규희 부장판사)은 강요미수·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공무원 A(51) 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13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15년 동료 B 씨의 다이어리 내용을 약점으로 삼았다. A 씨는 이후 B 씨에게 평소 자신과 관계가 좋지 않던 다른 동료 5명의 비위 정보를 요구했다.

A 씨는 B 씨가 이런 요구를 거부하자 대신 정보를 캐낼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 2000만 원을 마련하라며, 그러지 않으면 가족에게 사생활을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A 씨는 하루에도 수십 차례 휴대전화 메시지 등으로 B 씨에게 성적 모욕을 주는 글을 보냈다.

2016년에는 A 씨가 함께 출장을 갔다가 귀가하던 B 씨에게 술을 마시러 가자며 어깨를 끌어안고 손을 잡는 등 강제로 추행했다. A 씨의 괴롭힘은 5년 동안이나 이어졌다. 이에 B 씨는 남편에게 사정을 말했고, 남편이 A 씨 상사 면담을 요청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감사관실 조사를 거쳐 A 씨는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고, 결국 법정에 섰다. 재판부는 A 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개인 파일을 열어 비밀을 침해한 것도 모자라 이를 무기 삼아 오랜 시간 피해자에게 부당한 요구와 협박을 해 정신적으로 학대했다”며 “피해자는 심한 충격을 받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뉘우치거나 사죄하려는 마음이 없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죄질이 극히 불량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