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부 조성 승인 자료 확보해
- 부실 있었는지 정밀 검증할 것”

경남 김해 골든루트 산단에서 지반 침하가 일어나 부적절한 공법 선택과 부실 공사 의혹 등이 제기(국제신문 지난달 27일 자 10면 보도 등)되자 정치권이 의혹 규명에 나섰다. 산단 조성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생산된 모든 문서를 확보하고, 공사가 적절했는지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10일 김해 골든루트 산단 입주사인 한발매스테크에서 김정호 국회의원이 지반침하로 하단부가 드러난 소방정을 살펴보고 있다. 박동필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정호(김해을) 국회의원은 10일 김해시 진례면 골든루트 산단에 방문해 입주사 대표들과 만나 지반 침하에 따른 피해 현황을 조사했다. 지난 7일 김해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골든루트 산단에서 현장 조사를 벌인 데 이어 두 번째로 정치권이 나선 현장 조사다.

이 자리에서는 입주사 대표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정용 한국밸브㈜ 대표는 “공장바닥이 S자처럼 휘었다. 수억 원을 들여 보수했는데도, 지하에 거대한 구멍이 생겨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산단을 조성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분양 때 연약지반이라는 사실을 고지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다”며 “정부 산하 공기업이 중소기업에 부실 산단을 팔아먹은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산단 시공이 부실했다는 주장도 여럿 나왔다. 정대영 ㈜JTC 대표는 “이곳에 저수지가 있었지만, 시공사가 물을 빼지 않고 매립해 산단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공장 아래 오수 관로가 깨져 악취를 풍기고 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공장 부지에 폐주물사가 매립된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피해 정도가 심한 ㈜한발매스테크를 방문해 현장을 확인했다. 이곳은 지반침하로 소화정이 36.5㎝ 꺼졌다. 공장 마당도 내려앉았고, 공장 아래에는 지름이 70㎝ 정도 되는 구멍도 뚫렸다.

피해 현황을 확인한 김 의원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상위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에 골든루트 산단 조성 승인을 받으려고 만든 모든 문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정밀한 검증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또 “산단 조성 과정에서 공법 선택에 문제가 없었는지,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는 방법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오는 20일 골든루트산단경영자협의회와 비상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