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의 8월 지역 개최를 앞두고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외 유명 야구 선수를 배출한 대규모 국제 대회가 지역에서 열리는 데도 정작 이 사실을 모르는 야구 팬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 기장군 국제대회지원팀은 올해 개최하는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의 홍보비 추가 확보에 어려움이 생겨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앞서 지난 달 말 군 측이 대회 홍보비 3억4000만 원이 포함된 올해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해 군의회에 제출했다. 그런데 의회 측이 이달 열리는 제239회 1차 정례회 기간 추경 심사 일정을 제외했다. 이에 지원팀이 대회 개최 3달을 앞두고 본격화 해야 할 홍보에 박차를 가하지 못하게 됐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주최하는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은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8일까지 기장군 일광면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다. 지난해 1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에서 군에 대회 개최를 제안한 이후 두 기관의 치열한 노력 끝에 지난해 6월 제29회 대회의 기장군 유치가 확정됐다. KBSA와 기장군이 공동 주관해 대회가 준비 중이며, 지난달 초 12개 참가국의 조 편성이 끝나 한국은 호주 네덜란드 캐나다 니카라과 중국과 A조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 대회는 12개국 선수단과 WBSC 임직원, 기자단 등 600여 명이 몰리는 야구계의 큰 행사다. 선동열, 이승엽, 봉중근, 추신수, 이대호, 다르빗슈 유, 오타니 쇼헤이, 야시엘 푸이그 등 스타 선수들이 이 대회를 경험했다. 하지만 정작 부산을 물론 국내 야구 팬은 대회 개최 소식을 모른다. 부산의 한 야구 팬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알아도 18세 이하 야구 월드컵은 몰랐다”며 “지역에서 첫 유치한 대회인데, 홍보 부족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는 예산 부족 탓이 크다. 전체 사업비 17억 원(국비 5억 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5억 원, 구비 7억 원) 중 홍보비 명목으로 책정된 것은 4000만~6000만 원 정도다. 대회 경비 부족으로 협회와 군이 홍보비를 조율하는 상황. 군이 별도의 3000만 원을 들였지만, 전단지 현수막 배포·게시 등 옥외 광고 활동을 할 정도다. 부산 전역과 국내·외로 대회를 알리기 위해서는 KTX 객차 모니터, 교통 요충지 전광판, 방송 협찬, SNS 등의 매체 홍보가 시급하다. 그런데 이번에 군의회가 추경 예산 심사를 하지 않기로 정하면서 홍보 예산 확대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다.

이에 군의회 측은 다음달께 예산안을 상정해 심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지원팀 측은 “다음달 예산을 받아서 홍보 준비를 한 뒤 시행하면 효과가 너무 떨어진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기장군의회 황운철 의장은 “군 측의 어려운 사정을 들었다”며 “예산 심의 시기를 다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KBSA 관계자는 “어차피 한정된 예산에서 대회 알림의 효율성을 꾀하는 게 적절한 홍보의 방법이다”며 “젊은 야구 팬의 구미를 당길 수 있도록 뉴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