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주차장 등 기반시설 열악
- 교통혼잡 부작용 확대 판단 따라
- 땅 꺼짐, 대형건물 공사 탓 추정

경남 양산시가 원도심인 북부동 상업지역이 난개발 될 것을 우려해 대형 건물 건축 허가 신청을 반려했다. 또 이 지역에서 일어난 지반 침하의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이 일대에서 대형 공사를 허가하는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는 최근 A 업체가 북부동에 지하 4층~지상 40층인 주상복합 건물을 건축하겠다고 신청했으나 불허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업체는 아파트 266세대와 오피스텔 51세대, 상가를 만들 예정이었다.

이 업체는 앞서 건축 허가 신청을 했으나 반려되자 주거용 규모를 축소하는 등 경남도건축위원회 심의 결과를 반영한 수정된 건축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시는 건립 예정지가 상가 밀집지인 데다 도로가 협소하고, 주차장도 작아 A 업체가 계획한 규모의 건물을 수용할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시는 A 업체에게 건물 규모를 줄이고, 도로 정체를 유발하기 쉬운 기계식 주차장 비중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이 건물은 주차면 339개를 확보해야 하는데, A 업체는 이 중 136대를 기계식 주차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시는 기계식 주차 수를 102대 이하로 줄이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업체 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B 업체도 북부동 상업지에 36층 주상복합건물을 건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해 도 건축위원회를 통과했는데, 시는 이 건물도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도로, 주차장 같은 기반 시설이 열악한 북부동 상업지에 대형 주상복합 건물 건축 허가를 남발하면 도심 교통 혼잡 등 부작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고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

또 최근 북부동 일원에서 지반 침하가 발생했는데, 대형주상복합건물 공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이에 시는 정확한 침하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대형건물 건축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반 침하를 우려해 북부동이나 중앙동 원도심에서 건축을 허가하는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조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북부동, 중앙동에 건물을 세우려면 계획단계부터 지반 붕괴 대책을 수립하게 하는 내용이다. 또, 깊이 10ｍ 이상이거나 지하 2층 이상이면 굴착공사 때 건축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