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굴 주산지인 경남 통영시에서 무분별하게 야적된 굴 껍데기가 미관을 해치고 악취를 풍겨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시가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패각 재활용 방안을 강구하는 등 문제 해결에 나섰다.

통영시는 시 어업진흥과 등 5개 부서와 굴수협, 어민, 환경단체, 통영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으로 굴 껍데기 처리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협의체는 앞으로 굴 껍데기를 적정하게 처리하도록 관련 제도 정비를 건의하고, 굴 껍데기 자원화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시와 수협은 다음 달 말까지 굴 박신장(굴까기 공장), 가공공장, 간이집하장 등에 야적된 굴 껍데기 양을 조사하고, 비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로 했다.

굴 껍데기는 전국에서 매년 28만ｔ발생하는데, 통영에서만 15만 ｔ이 나오는 것으로 추산된다. 통영에서는 이 중 1만5000ｔ을 채묘용으로, 10만5000ｔ을 비료용으로 처리한다. 나머지 3만 ｔ은 야적하는데, 누적된 야적량이 통영 내에 13만3000ｔ인 것으로 추산된다. 야적 기간이 길어지면 미생물이 번식해 악취가 나고 해충이 들끓는 등 문제를 일으켜 민원을 유발한다.

시는 용남면 일원에 공유수면 17만6500㎡를 매립해 굴 껍데기 처리시설지를 마련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환경부가 동의하지 않아 이 계획이 공유수면매립 기본계획에 반영되지 못했다.

시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거나 공유수면을 매립할 때 굴 껍데기를 성토재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야적량을 줄이려면 인공어초, 보도블록 생산원료로 쓰이는 굴 껍데기의 양을 늘리고, 패화석 비료 공급 물량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분쇄한 굴 껍데기를 해양에 배출하도록 전용 투기장이 지정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