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근 서김해일반산단과 대조적
- 입주사 “보수비 더 들어” 반발

지반 침하 현상이 일어난 경남 김해시 골든루트 산업단지(국제신문 지난 27일 자 10면 보도)를 조성한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이 이 산단을 조성할 때 분양가를 낮추려고 연약지반을 다지는 데 효과가 큰 공법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인다.

28일 산단공에 따르면 골든루트산단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산단공은 PRE(프리로딩) 공법을 적용했다. 이는 흙을 성토하고, 그 무게로 연약지반의 침하를 촉진시켜 땅을 다지는 방법이다.

연약지반의 강도를 증가시키는 데는 PRE보다 PBD(플라스틱 보드 드레인) 공법이 훨씬 효과적이다. PBD는 땅 속에 수직 배수공을 심어 흙에 스며든 물을 빼내 지반 강도를 강화하는 공법이다.

토목 전문가들에 따르면 PRE 공법을 사용하면 지반 상태에 따라 침하가 5~20년 간 일어날 수 있는데, PBD 공법을 적용하면 침하 기간이 2년 정도로 단축된다. PBD 공법은 침하 깊이도 20㎝ 이하에 불과하다. 그러나 PRE 공법을 적용한 골든루트산단은 준공 4년 만인 현재 곳곳에서 50~80㎝ 깊이로 침하가 발생했다. 산단공과는 달리 골든루트 산단 바로 옆에서 서김해일반산단을 조성 중인 경남개발공사는 PBD 공법을 사용해 대조된다. 경남개발공사 관계자는 “이 지역은 과거 바다로 뻘층이 20ｍ에 달할 정도로 연약지반 구역”이라며 “PBD공법을 적용하는 게 옳은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산단공은 골든루트 산단 내 공공도로를 조성할 때만 PBD 공법을 적용했다. 분양 용지에도 PBD 공법을 적용하면 조성 원가가 올라 분양 받으려는 중소기업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산단공 본사 관계자는 “분양가가 상승하면 중소기업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면서 “우리는 수분양자에게 연약지반임을 충분히 고지하고, 입주 기업이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보강할 방법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반침해 피해를 입은 골든루트산단 입주업체인 A사의 관계자는 “공장을 지은 지 4년 만에 지반 침하 피해가 발생해 막대한 보수비가 들고 있다”며 “애초 더 효과적인 공법을 사용하는 게 옳았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김해시는 골든루트산단경영자협의회와 함께 지반침하 피해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골든루트산단경영자협의회는 곧 비상총회를 열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회성 골든루트산단경영자협의회장은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많은 회원사가 지반 침하로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산단공은 보수작업을 포함한 손해배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