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산 5곳 정상 부근 777만㎡
- 대청·여차구역 생태계 가장 우수
- 무척산 주변 추가 지정 목소리도

경남 김해시 여차·대청 야생생물 보호구역이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여러 종의 주요 서식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는 난개발 지역으로 꼽히지만, 생태계가 올곧게 살아 있다는 신호여서 관심을 모은다.

김해시는 영남대 학술팀에 의뢰해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5곳의 야생생물보호구역 동식물 서식실태를 조사한 결과 다수의 멸종 위기종이 서식할 정도로 생태계가 잘 보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대상지는 대청(222만㎡), 여차(524만㎡), 내룡(10만4000㎡), 삼방(12만㎡), 초정(9만4000㎡) 등이며 모두 산 정상부에 위치해 있다. 이들 지역은 1998년 시가 보호구역으로 지정했으며, 이후 21년 만에 처음으로 학술조사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대청과 여차보호구역의 생태계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모산의 대청 보호구역은 생태자연도 1등급(녹지자연도 8등급)에 준하는 신갈나무 군락이 보호지역 상부에 고루 발달돼 있었다. 또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삵의 흔적이 확인됐으며, 천연기념물 324-6호 소쩍새도 서식하는 사실이 목격됐다. 대청지역 가운데 장유계곡에는 희귀종인 운문산반딧불이종이 다수 서식하고 있었다.

무척산 기슭의 여차 보호구역을 조사한 결과도 눈여겨볼 만하다.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수달은 물론이고, 천연기념물 243-4호인 흰꼬리수리, 천연기념물 323-2호 붉은배 새매, 243-1호 독수리, 323-8호 황조롱이가 집단 서식하고 있었다.

대청·여차지역은 산악지형과 물을 구하기 용이한 낙동강이 인접해 희귀 동식물들이 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외 내룡 보호구역은 멸종위기종인 삵, 독수리, 황조롱이가 발견됐고 초정 보호지역에서는 삵과 황조롱이 등이 서식하고 있었다.

대청과 여차를 뺀 나머지 구역은 훼손 등으로 다소 기능이 떨어졌다. 내룡은 가장자리 식생이 훼손된 상태였고, 신어산의 삼방은 주변 골프장 불빛이 야생동물의 서식에 장애가 되고 있었다. 초청은 재선충 피해가 심해 서식지 기능 상실이 우려됐다.

영남대 장갑수(환경생태학) 교수는 “조사결과 여차와 대청 보호구역은 야생 동식물이 살기에 탁월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며 “무척산 주변은 추가로 보호구역 지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 황희철 수질환경과장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생태보호대책을 수립해 우리 지역 생태계가 건강성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