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 개정으로 조업확대 가능한데
- 해수부·해경, 관련 협의 외면해

낚시업 영업구역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영해 내로 줄어들면서 남해안 낚시업계가 고사위기에 직면했다. 남해안은 대마도와 마주보고 있어 영해가 통상 범위인 12해리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영해가 12해리 미만인 해역에서는 영업구역을 공해로 확대할 수 있게 관련법이 개정됐지만, 관계기관이 영업구역 확대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업계의 불만이 날로 커지고 있다.

6일 경남도 갈치낚시어선협회에 따르면 개정 ‘낚시 관리 및 육성법’이 올해부터 시행됐지만, 관계기관이 협의를 미루면서 낚시어선업 영업구역 확대가 4개월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법은 낚시어선업 영업구역의 외측 한계를 영해로 하되, 영해가 12해리 미만이면 영업구역을 영해 바깥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영업구역을 확대하려면 시장·도지사가 해당지역 해양경찰청장의 의견을 들어 해양수산부장관에게 요청하고, 장관이 영업구역을 확대 지정해야 한다.

경남 해역은 EEZ를 사이에 두고 일본 대마도와 마주보고 있어 영해가 12해리에 못 미친다. 개정 낚시 관리 및 육성법을 적용할 수 있어 업계가 꾸준히 영업구역을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영업구역이 지나치게 좁아 갈치낚시업계가 고사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갈치낚시 업계의 영업구역은 지난해 7월부터 축소됐다. 이전에는 영업구역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아 EEZ까지 나가 조업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가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 법제처는 낚시어선업 영업구역의 외측 한계는 영해까지라는 해석을 내놨다. 갈치의 회유 경로는 EEZ 인근인 터라 영업구역 축소 이후 어획량이 급감했다.

반면 경남보다 영해가 넓은 전남해역에서는 이전처럼 거문도 바깥 해역에서 조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낚시객이 여수 등으로 쏠리면서 경남 갈치낚시 업계의 생존 위기는 더 심각해졌다. 경남도와 통영시 등 지자체는 조업 특성을 고려해 먼 바다로 영업구역을 확대해 달라는 갈치낚시 업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영업구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해수부와 해경 등은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협의에 나서지 않아 개정법이 시행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영업구역은 여전히 쪼그라든 상태다.

갈치낚시업계는 “영업구역 축소로 좁은 해역에 낚시배가 몰리면서 갈치가 잘 안 잡히는 건 물론이고, 닻이 엉키는 일도 자주 일어나는 등 안전사고 위험도 더 커졌다”며 “이전에 조업한 해역에서 영업이 가능하도록 관련 기관이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남도내 낚시어선은 갈치낚시어선 196척을 비롯해 총 1208척이 운항 중이다. 이는 전국 낚시어선 4487척 중 27% 비중이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