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발한 학장에 정직 3개월 처분
- 교수협 “공정성 부족” 소송 준비
- 학교측 “수업 배정 거부 따른 것”

부산의 한 사립대 교수협의회가 학교 측이 반강제적으로 발전기금을 모금하고 이에 반대한 교수에게 중징계를 내렸다며 학교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A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1일 자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B교수와 관련해 법원에 징계 효력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고 6일 밝혔다. 교수협에 따르면 B교수는 학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월 비정년제 전임교원인 C교수의 강의 시간을 줄였다. 이에 C교수는 학내에 설치된 갑질예방위원회에 B교수가 갑질을 했다며 신고했다. 이에 학교 징계위원회는 B교수가 의도적인 갑질을 했다며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대해 교수협은 B교수가 중징계를 받은 것은 갑질을 해서가 아니라 학교 측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A대 대학본부는 교직원 연봉의 2%를 2년 간 학생 장학금으로 내놓아 학교발전기금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 B교수는 교무회의 때 반대 의견을 내 학교가 앙심을 품었다는 것이다.

교수협 관계자는 “대학본부는 교직원에게 선택권을 줬다고 하지만 반강제적으로 발전기금을 모금했다. 정년을 보장받지 못한 교원이나 승진을 앞두고 있는 직원은 학교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은 갑질예방위원회의 신뢰성 문제도 지적한다. 대학본부가 지난해 1월 설치한 위원회가 교수 길들이기와 겁박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B교수 사안과 관련해서도 위원회는 대상자인 B, C교수를 모두 불러 진술을 들어야 했지만, B교수의 진술은 듣지도 않고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협은 “학생 수 감소로 인해 다른 학과에서도 흔히 벌어지는 수업 조정 문제를 학교 측이 갑질로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은 징계 방식과 절차도 문제를 제기한다.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통상 방학기간을 이용해 정직 처분을 내리는데, B교수에게는 학기 중에 징계를 내려 수업은 물론 학장으로서의 행정 업무조차 정지시켰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학교 측은 반박하고 나섰다. 학교 관계자는 “C교수가 지난해 2학기에도 수업 배정 문제를 호소했고, 올해 1학기 수강신청 전까지 수업을 제대로 배정받지 못해 갑질예방위원회에 신고한 것”이라며 “징계절차는 모두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어 “B교수의 징계 건은 학교 발전기금 조성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교수협의 주장은 억측에 불가하다”고 덧붙였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