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이 상수도 두고 이웃간 신경전
- 재시추·배관 증설 등 대책 세워야

밀양댐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경남 양산시 원동면 배내골 지역의 주민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물이 모자라 마을 주민 간 갈등과 분쟁을 겪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양산시 배내골 주민들은 최근 원동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김일권 양산시장에게 이런 문제를 토로하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물 부족은 대리, 선리, 장선리, 태봉 등 배내골 4개 지역의 주민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 배내골 지역에는 시 상수도가 공급되지 않아 마을별로 마련한 간이상수도와 개별 지하 시추 시설을 이용해 생활용수를 마련한다.

그런데 배내골에 펜션 등 건물이 늘면서 전입인구가 증가해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시는 간이 상수도 물이 모자라자 신설 주택의 경우 개별 지하수 사용을 조건으로 건축허가를 내주고 있다. 하지만 가뭄 등 영향으로 지하수원이 고갈되는 경우가 잦아 지하수를 사용하는 주민들은 마을 간이상수도 물을 쓰기를 원한다.

그러나 마을에서는 물 부족을 이유로 지하수 사용 세대에게 간이 상수도 물 공급을 꺼려 주민 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원동면 대리의 경우 전체 180세대 중 고점과 풍호 등 2개 마을 60여 세대는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한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지하수량이 부족하다며 마을 간이상수도를 공급해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간이상수도 역시 수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수압이 약해 물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은 “간이상수도 공급 문제를 놓고 주민끼리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잦다”며 “시에 지하수 추가 시추와 간이상수도 공급배관 증설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선리 음곡마을의 경우 주민들이 상수원수로 사용하는 지하수 3곳 중 2곳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 주민들이 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장선리 마을 역시 지하수 부족과 일부 세대는 간이상수도 공급 관로가 개설이 안 돼 주민이 식수난을 겪고있다.

배내골 4개 마을은 2002년부터 밀양댐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주민이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는 마당에 생활용수까지 부족해지자 불만이 더 커졌다. 상수원 보호구역은 대지 건폐율이 60%에서 20%로 줄어들고, 건물 증·개축도 제한받는 등 재산상 불이익이 크다.

양산시 관계자는 “밀양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련기관과 협의를 통해 개선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