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과다한 신용대출로 제1금융권에서는 대출 불가 통보를 받은 A(45) 씨.

집안 사정으로 급전이 필요했던 ‘저신용자 대환대출 가능’이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1금융권 상호가 찍혀있었기 때문. 하지만 해당 대출회사는 보증보험료 500만 원만 챙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A 씨는 “내가 보이스피싱에 당할까 생각했는데 돈이 급하다보니 지나고 보니 귀신에 홀린듯 보이스피싱을 당한 뒤였다”고 고개를 숙였다.

올해 1분기 부산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건수와 피해 금액 모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경찰청은 올해 1분기 부산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모두 528건이며, 피해 금액은 57억여원이라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범죄 현황과 비교하면 발생 건수는 10.5%, 피해 금액은 32.5% 늘어난 수치다.

유형별로는 ‘이자가 싼 대출로 바꿔준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경우가 477건(90%)으로 가장 많았다.

이런 꾐에 속아 넘어간 사람 중 98.7%는 현금을 이체해줬다.

사기를 빙자한 기관은 1금융권인 시중은행을 사칭한 경우가 51.5%로 가장 많았고, 캐피탈사 직원인 것처럼 속인 경우가 22.3%였다.

이자가 적은 대환대출로 바꾸려면 기존 채무 일부를 상환해야 한다고 속여 돈을 이체하도록 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피해자 연령대는 40~50대가 69%로 가장 많았다.

한편 올해 상반기 경찰에 붙잡힌 보이스피싱 피의자는 638명(범죄 건수 740건)이다.

지난해 검거현황과 비교하면 피의자 수는 53.5%, 범죄 건수는 13.3% 증가했다.

유관기관과 협력해 피해를 막은 사례는 33건(9억1천여만원)으로 50%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캐피탈사는 전화로 대환대출 상담을 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이런 전화가 오면 의심해야 한다”라며 “금융감독원도 일반 시민을 상대로 금융상담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이라며 대출을 권유하는 경우 100% 보이스피싱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전화 가로채기 앱’ 등 악성 프로그램을 악용한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이 기승을 벌이고 있어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으로 전송되는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는 절대 클릭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