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으로 수수료 상당액 챙겨
- 검찰, 중개·대가성 여부 등 수사
- 일용직 독점 구조 관여 혐의도

부산항운노조와 항만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김상식(53) 현 위원장을 소환 조사한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박승대 부장검사)는 취업 비리 등의 혐의로 김상식 부산항운노조위원장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소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진행된 검찰 수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혐의는 크게 3가지인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 검찰은 최근 김 위원장 부인의 보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김 위원장 부인을 통해 특정 보험에 가입한 조합원 수가 350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대가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김 위원장이 지부장을 맡았던 A지부 소속으로 2008~2014년 해당 보험에 무더기로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금보험은 퇴직금이 없는 조합원을 위해 항운노조가 복지 혜택으로 터미널운영사와 협약을 맺고 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매월 보험료의 절반을 터미널운영사가 내고 조합원이 나머지를 부담하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노조 집행부가 임단협으로 결정된 특정 보험에 가입해야 보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조합원의 선택권이 제한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보험 가입을 중개했는지,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의 부인은 수백 건의 연금보험 가입 실적으로 상당액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항운노조에 대해 ‘을’의 위치인 터미널 운영사가 노조 위원장 부인이 취급하는 보험을 선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15년께 법적으로 인력회사를 만들 수 없는 항운노조가 사실상 자회사나 다름없는 업체 2곳을 만든 뒤 임시 조합원을 터미널 운영사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김 위원장의 승인 없이는 항운노조가 연간 400억 원이 넘는 수익이 발생하는 부산항 일용직 독점공급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금품수수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노조 간부 친·인척 등 외부인 100여 명을 정식 조합원인 것처럼 위장해 불법으로 부산 신항에 전환 배치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부장, 상임 부위원장 등을 거쳐 2013년 선거에서 위원장에 당선돼 지금까지 부산항운노조의 수장을 맡고 있으며 다음 달 새로운 위원장 선거에 앞서 임기를 마무리한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