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장애 범죄자도 크게 늘어

경남 진주시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부산에서도 이웃이 저지른 잔혹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돼 사회적 공포가 번진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과 그 주변이 범죄에 오염되면서 “나도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집 앞에서 이웃에게 당하는 범죄 피해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은 “타인은 지옥”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못한다. 박모(여·27·부산 부산진구) 씨는 “아파트나 대학가 같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이웃에 의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평소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어와 길을 물으면 잘 대답해주는 편이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친절을 베풀기도 무서울 것 같다”고 몸서리쳤다. 대학생 조성민(26) 씨는 “지난 18일 살인 사건이 난 남구 대연동은 내가 다니는 학교 근처인데, 생각할수록 소름 끼친다”며 “여자친구나 가족의 귀가가 늦어지면 빨리 집에 들어가라고 재촉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SNS에도 ‘떨어져 사는 가족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제 불이 나도 도망 못 치겠다. 누가 기다렸다가 찌를까 봐’ ‘어린 자녀들을 집 밖에 내보내기조차 겁난다’ ‘저런 참변을 내가 안 당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제 더는 이웃을 믿을 수 없다’ 등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사회적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신질환자는 물론 이웃에 사는 강력범죄 전과자 등에 대한 관리를 체계화해 주민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3~2017년 ‘묻지 마’ 범죄자 중 134명이 상해, 57명이 살인 등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다. 조현병이나 우울증 등 정신장애 범죄자의 우발적 범행은 2013년 1920건에서 2016년 2765건으로 크게 늘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정신질환자가 타인을 위협하는 행동으로 신고되면 경찰과 소방, 정신건강복지센터가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