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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경찰이 수차례 피의자 난동 묵살해 터진 人災(인재)” 울분

경찰 8차례 신고접수 밝혔지만 실제 주민신고는 훨씬 더 많아

  • 국제신문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19-04-18 19:59:26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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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족 “책임자 처벌 반드시 필요”
- 민갑룡 청장 “문제 있다면 조치”
- 이낙연 총리도 대응 미흡 지적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303동 4층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무참히 살해한 안인득(42)은 이웃과의 갈등 등으로 지금까지 8차례 경찰에 신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수치는 경찰의 집계일 뿐, 아파트 주민들은 “우리가 신고한 건수는 훨씬 더 많다”고 주장한다.

   
경찰이 18일 방화·흉기 난동 사건이 난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현장 조사를 위해 장비를 챙기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이미 수차례 울린 ‘경고음’에 제대로 대처했더라면 ‘예고된 참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국제신문 18일 자 1·8·9면 보도)이 갈수록 거세지는 이유다. 유족들은 “참극의 빌미를 제공한 책임자를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오전 민갑룡 경찰청장은 진주시 충무공동 한일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된 방화·흉기 난동 사건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민 청장은 이 자리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머리를 맞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들은 “알맹이 없는 말을 되풀이한다”고 반발했다. 한 유족은 “이곳에 왔을 땐 답을 가지고 오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조사 열심히 하겠다’는 말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너무 추상적인 설명뿐이다. 수사 상황이나 중환자들의 상태에 관해 유족이 언론을 보고서야 아는 게 말이 되느냐”며 남겨진 이들에 대한 배려가 전무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유족들은 경찰의 안일한 대처가 참사를 불렀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족 중 한 명은 “경찰은 안 씨에 대한 신고가 7건 있었다고 하는데, 사실은 10건이 넘는다. 경찰이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찰은 사건 당일인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그동안 안 씨에 대한 신고가 7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에서는 “안 씨로부터 계속 괴롭힘을 당한 최모(18) 양과 그 가족이 지난해 9월 26일 ‘대문에 인분이 뿌려져 있다’고 신고한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며 총신고 건수를 8건으로 정정했다. 경찰은 그러나 당시 안 씨가 인분을 뿌렸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유족들은 이런 점을 근거로 “최 양의 가족은 여자 2명만 산다는 사실이 알려져 안 씨의 표적이 됐지만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안 씨가 위험한 인물이라고 경찰에 주야장천 얘기했는데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차라리 우리한테 경찰을 하라고 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안 씨의 가족도 그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 씨의 친형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더니 지난 11일 최 양 가족의 현관문에 오물을 뿌린 혐의로 검찰에 사건이 송치된 후, 안 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이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범인은 오래전부터 이상행동을 보였고, 따라서 그런 불행을 막을 기회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그런 참사를 미리 막을 수는 없었는가 등 돌이켜 봐야 할 많은 과제를 안게 됐다”며 “하나하나 되짚어보고 그 결과에 합당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민 청장은 유족들에게 “(이번 사건 이전) 안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다는 게 드러나면 조치하겠다”고 했다.

경남경찰청은 이날 진상조사팀을 꾸려 안 씨와 관련된 과거 모든 사건의 초동조치 전 과정이 적정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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