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 6월항쟁도 빛봄 행사를 앞두고 경고 팻말과 CCTV가 등장했다.

	18일 부산 사하구 동아대학교 승학캠퍼스 교수회관 앞 벽면 6월항쟁도가 가려진 자리에 설치된 경고 팻말. 배지열 기자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동아대지부는 18일 오전 학내 구성원에게 ‘한석정 총장은 6월항쟁도 방치와 노조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전송했다. 노조는 학교 측이 19일 예정된 ‘동아대 6월항쟁도 빛봄 행사’(국제신문 지난 12일 자 9면 보도)를 막기 위해 항쟁도가 그려진 벽면 앞에 경고 팻말을 세우고 맞은 편에 CCTV를 설치해 행사를 방해한다고 주장한다.

	18일 부산 사하구 동아대학교 승학캠퍼스 교수회관 앞 벽면 6월항쟁도가 가려진 자리 맞은편에 설치된 CCTV. 배지열 기자

현재 동아대 승학캠퍼스 교수회관 벽면에 가려진 6월항쟁도 앞에는 경고 팻말이 세워졌다. 동아대 총장 명의로 ‘교내에 있는 6월항쟁도 벽화는 각종 학술연구를 통하여 복원을 준비 중이므로, 벽화를 포함한 벽면 및 담쟁이덩굴 등(대학 소유의 재산임)의 훼손을 금지합니다. 훼손 시 이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이다. 맞은편 가로등에는 CCTV가 설치됐고, 팻말에도 ‘CCTV 24시간 촬영 중’이라는 경고가 덧붙였다.

동아대는 앞서 행사 환영 현수막도 철거 조치했다. 동아대 노조와 교수협의회는 지난 15일 ‘6월항쟁도 빛봄 행사’를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고, 노조는 이튿날 승학캠퍼스 정문과 차량 진입로에 관련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게시했다. 하지만 학교 측이 다음 날인 17일 오후까지 철거를 요청했고 이를 노조가 거부하자 강제 철거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동아대 박넝쿨 노조지부장은 “학교 측에서 ‘대학이 허가하지 않는 행사이고 이를 홍보하는 현수막 게시 승인할 수 없다’며 철거하라고 했다. ‘우리가 할 수 없다’고 답하고 나중에 보니 사라졌다”고 말했다.

동아대 6월항쟁도 벽화 복원사업 추진위원회는 19일 오전 11시부터 항쟁도가 그려진 벽면 앞 운동장에서 문화제를 비롯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춤·노래 공연을 비롯해 벽화 속 주인공인 고 이태춘 열사의 어머니도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이어 참가자들이 모두 가위를 들고 담쟁이덩굴을 자르고, 특히 이태춘 열사가 그려진 부분은 그림이 더 드러나도록 대표단이 작업한다는 계획이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