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에서 발생한 산불 건수가 최근 2년 사이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부울경 산불의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사실상 인재인 ‘입산자 실화’였다. 지난 4일 발생한 강원 동해안 산불과 맞물려 부울경에서도 경각심을 갖고 예방 대책을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 울산 경남의 산불 건수가 총 669건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에서 일어난 산불 건수(4316건)의 15.5%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 기간 산불로 인한 부울경의 피해 면적은 총 929㏊(헥타르, 1㏊=0.01㎢)로 축구장(1개당 0.7㏊) 1327개를 합친 면적과 같았다. 피해액 합계는 276억5044만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피해액은 총 2391억 원이었다.

　특히 부울경에서는 2017년부터 산불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39건에서 2016년 21건으로 감소했으나, 2017년에는 83건으로 1년 전보다 4배나 늘었고 지난해에는 92건까지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부울경에서 산불 건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09년(123건)이었다.

　최근 산불이 급증한 것은 등산 인구가 늘면서 입산자에 의한 실화 사례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16건과 4건에 불과했던 입산자 실화에 의한 산불은 2017년과 지난해 각각 36건과 42건으로 증가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울경에서 발생한 산불(669건)의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도 입산자 실화(273건)였다. 이 기간 발생한 산불 10건 중 4건은 사실상 ‘인재’였다는 의미다. 논이나 밭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산불이 87건(13.0%), 쓰레기 소각에 의한 산불이 68건(10.2%)으로 뒤를 이었다.

　전국적으로 볼때 산불 발생 시기는 3~5월이 58.6%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겨울철인 12~2월 22.0% ▷6~8월 10.6% ▷9~11월 8.8% 순이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