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행 운영 타격… 교육 제공 안돼
- 학부모들 조속한 정상화 요구
- 강서구 “최소 2~3개월 걸릴 듯”

부산의 한 어린이집 전 원장의 ‘몽니’로 어린이집 운영이 파행을 겪어 부모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6일 부산 강서구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강서구 A 아파트 어린이집 전 원장 B 씨는 지난해 8월 2021년 8월까지 어린이집 운영을 맡기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위)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B 씨는 지난 1월 어린이집 운영 자금이 부족해지자 지난 2월까지만 어린이집을 운영하기로 입대위와 합의했다.

그러던 중 B 씨에게 새로운 투자자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투자자로부터 운영 자금을 확보한 B 씨는 입대위에 계약 종료 합의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입대위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자 지난달 새 운영자를 뽑는 공개 입찰에 뛰어들었으나, 낙찰을 받지 못했다. 이에 B 씨는 새 운영자인 C 원장에게 어린이집의 명의를 이전하지 않은 채 잠적했고,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문제는 현행 영유아보육법상 기존 어린이집 운영자가 새로운 운영자에게 직접 명의를 넘기지 않거나 변경을 인가해주지 않으면 새 운영자는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 운영은 곧바로 타격을 입었다. 어린이집의 기존 보육교사 5명은 월급을 받지 못한 채 지난달 일을 그만둬야 했다. 이로 인해 어린이집에서는 교육·보육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 시는 급히 대체 교사 5명을 어린이집에 파견했으나, 기본적인 돌봄만 가능해 학부모들은 애를 태우면서 빠른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강서구는 A 아파트 어린이집 운영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영유아보육법상 B 씨가 C 씨에게 명의를 이전하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강서구는 B 씨에게 반복해서 시정 명령을 내리고 시설을 폐쇄한 뒤 C 씨에게 어린이집의 운영을 맡길 방침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 거쳐야 하는 행정 절차가 있어 어린이집 운영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최소 2~3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구의회는 구의 신속한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강서구의회 김경옥 의원은 “빠르게 A 아파트 어린이집 운영을 정상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앞으로 같은 사태가 빚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에 영유아보육법 시행령의 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행정 조치를 하는 데 한계가 있어 구로서도 답답한 상황이다. 어린이집이 최대한 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