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느라 휴일 근무를 하지 못한 워킹맘의 채용을 거부한 게 부당하다는 법원이 판단이 나왔다. 채용거부에 절차적인 문제가 없지만 부모의 자녀 양육권을 회사가 배려하지 않은 책임을 물으면서 채용거부의 부당성을 지적한 첫 판결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연합뉴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고속도로 영업소 등을 관리하는 업체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해고 판정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사는 2017년 만 1세와 6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 B 씨를 수습 사원으로 채용했다.

하지만 3개월 동안 5차례 무단 결근했다는 이유 등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B 씨는 주휴일과 노동절에만 쉬는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노동절 이외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대통령 선거일 현충일 등에 출근하지 않았다.

B 씨는 다른 업무에서는 우수 평가를 받았지만 근태 항목에서 대폭 감점당해 수습 평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부당해고라고 판단하자 A사가 소송을 낸 것이다.

재판부는 “B 씨가 근태 항목에서 전체 점수의 절반을 감점당하는 결과가 초래됐다. 정식 채용을 거부한 것은 사회 통념상 타당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또 “B 씨에게 근로시간 변경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회사가 충분히 검토하고 배려하지 않았다. 휴일 육아 방안을 마련할 시간이 촉박하던 B 씨에게 공휴일 근무를 명하는 것은 사실상 출근과 양육 중 택일이 강제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