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찜질방 “관계개선 노력 폄훼”
- 구 “공식적 민원 제기 때 처리”

부산 북구 구포동 주민들이 대형 찜질방 방문 차량의 통행을 막으려고 설치한 말뚝(국제신문 지난 1월 21일 자 7면 보도)이 뽑혔다. 하지만 주민과 찜질방 간에는 앙금이 남아 여전히 반목하고 있다.

부산 북구는 지난 8일 주민들이 찜질방 인근 도로에 설치한 말뚝을 모두 제거했다고 21일 밝혔다. 말뚝이 설치된 지 약 3개월 만이다. 지난 1월부터 주민과 찜질방 간 다툼을 중재한 북구는 말뚝이 사라지면 갈등도 자연스럽게 봉합될 것으로 봤지만 예상과 달리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말뚝이 제거된 이후 주민들은 찜질방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악취를 문제 삼고 나섰다. 주민 A(51) 씨는 “차량 통행 문제만 해결됐을 뿐 함께 지적한 소음과 악취 문제는 여전하다”며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 악취가 심해지고 모기 등 해충이 들끓을까 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찜질방 측도 소음과 악취가 발생할 가능성은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민들이 객관적인 기준 없이 무작정 찜질방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또 주민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일부 주민이 이런 노력을 폄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찜질방 대표 B 씨는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았음에도 주민의 요구를 수용해 기존 차량 출구를 폐쇄했고, 화합 차원에서 일부 주민을 상대로 낸 고소도 취하했다”면서 “이런 노력에도 몇몇 주민은 찜질방 공사를 위한 차량 통행조차 허용하지 않고 금품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북구의회와 주민은 구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중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구의회 김태식 의원은 “말뚝이 뽑히면서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것으로 보이는 듯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구의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테니 구도 주민과 찜질방이 공존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북구는 향후 소음과 악취 등 문제로 주민이 공식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