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성 높일 꼼수 … 공정성 우려”

경남 양산시 동면에 도내 첫 의료특화 산업단지인 가산일반산단(조감도)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경남개발공사가 입주 수요조사 대상과 지역을 확대해 타당성 재검토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타당성 조사의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표병호(양산3) 경남도의원은 18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에 나서 “경남개발공사가 가산산단 입주수요 조사 대상을 3000개 기업에서 5000개로 늘렸다”며 “타당성 재검토 용역이 객관적으로 진행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표 의원에 따르면 입주 수요 조사지역도 종전에는 부산 울산 경남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이번 재검토 용역 때는 대구·경북, 충청권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를 두고 최근 경기 침체로 산단 용지 실수요 기업이 줄어들 것을 의식한 조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입주 희망 기업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해 산단 조성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려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경남개발공사는 토지 보상사업의 경제성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사업을 중단하고 타당성 재검토에 착수한 터라 이런 우려가 더 증폭된다.

앞서 타당성 검토에서는 경제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와 경남개발공사는 토지 보상에 착수하려고 감정평가를 진행했으나 전체 사업비가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보상을 중단하고 타당성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보상비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다른 곳에 농지를 빌리거나 이사할 아파트를 계약했던 지주들이 피해(국제신문 지난 1월 2일 자 12면 보도)를 봤다.

표 의원은 “양산과 거리가 먼 대구·경북과 충청의 기업이 가산산단 입주 실수요자가 될지 의구심이 든다. 수요조사가 정확하게 되지 않아 나중에 미분양 용지가 속출하면, 이에 따른 재정부담은 고스란히 도민이 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남개발공사 관계자는 “외지로 기업체 수요조사 범위를 넓혔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전문기관에서 지역별 적정한 수요 조사 대상 기업 수를 정했으므로 객관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경남개발공사는 이달 말께 기업체 수요조사를 마무리하고 내달 재검토 용역에 착수해 6월말께 사업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가산산단은 동면 가산·금산리 일대 67만4000㎡에 조성되며 경남개발공사는 애초 2020년 6월까지 준공할 예정이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