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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치매 보듬는 사회 <1> 겉도는 치매 관리 지역거점

치매안심센터 개소 1년여 … 조직정비 안 돼 정착 걸림돌

  • 국제신문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19-03-10 20:16:26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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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16곳 등 전국 256곳 개소
- 조기검진·예방 프로그램으로
- 환자·가족 위한 ‘생활돌봄’ 수행

- 대부분 보건소 증축해 공간 활용
- 구·군별 사정 따라 조직 제각각
- 비정규직·충원 등 인력 문제도

- 노인장기요양보험 요율 인상 등
- 보험 재정부담 직결 우려 높아

“구청 앞을 지나가다 생긴 거 알고 방문해서 (치매) 선별 검사를 받았지. 마침 오늘 폐렴 검사 하러 보건소 오는 김에 동네 언니랑 다시 들렀어.”

지난 5일 부산 영도구 치매안심센터 한편에 마련된 카페에서 임선옥(75) 할머니가 최복자(79) 할머니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요즘 자주 깜빡하니 동생이 가보자고 해서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별 이상은 없다네.” 최 할머니가 말을 보탰다. 영도구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환자 또는 치매 여부를 확인하는 검진을 위해 이곳을 찾는 어르신과 보호자가 정보 교환을 하고, 쉬어갈 수 있도록 북카페를 만들었다. 선별 검사를 받으면 카페에서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쿠폰을 준다. 커피를 내리고 서빙하는 자원봉사도 지역에 거주하는 어르신이다. 이날 자원봉사에 나선 송소순(77) 할머니는 지난해 치매안심센터가 진행한 치매예방교육을 수료했다.
지난 5일 부산 영도구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한 어르신들이 센터 한편에 마련된 커뮤니티 장인 ‘가족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치매 관리 지역거점

영도구 치매안심센터는 기존 보건소 건물을 증축해 지난해 12월 정식 개소했다. 어르신의 커뮤니티 장인 북카페를 비롯해 검진실과 상담실, 프로그램실, 교육실 등을 갖췄다. 2017년 12월 임시 개소한 지 1년여 만에 9300명에 가까운 어르신이 기본 상담을 받았다. 치매가 의심돼 정밀검사인 진단검사를 받은 노인이 392명, 이 중 159명이 실제 치매를 진단받았다. 프로그램실에서는 이달부터 매일 오전과 오후에 3시간씩 인지기능 강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지난달까지 월·수·금 주 3회만 열던 인지 프로그램이 이달부터 10회로 대폭 늘어난 것. 영도구 치매안심센터 이유림 조기검진팀장은 “경증과 중등도 등 증상별로 ‘수준별’ 수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달부터 프로그램 횟수를 늘렸다”며 “한 반에 5명 정도인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치매안심센터가 운영하는 인지 프로그램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을 인정받아 요양·재가시설을 이용하는 어르신은 중복해서 이용할 수 없다.

영도구와 같은 치매안심센터는 부산에 총 16군데, 전국적으로는 256곳에 2017년 12월 일제히 문을 열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치매 국가책임제’를 수행할 지역 거점으로, 2008년 치매 종합대책 발표에 따라 2012년 중앙치매센터와 2013년 광역치매센터가 생긴 지 4년 만에 기초 단위의 지역 체계까지 갖춰졌다. 치매안심센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무료 치매 검진이다. 매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듯 치매 검진을 받도록 해 치매를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관리, 병증 진행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부산지역에서는 노인 총 8만7685명이 심층 상담을 받았고, 1만2411명이 치매 환자로 등록됐다. 만 65세 이상 추정환자 수 4만9366명의 25%가 치매안심센터에 환자로 등록을 마친 것이다.

기초 검사 후 좀 더 세부적인 선별 검사를 거쳐 치매로 의심되면 정밀 진단을 받도록 의료진에 연결해준다. 종전처럼 직접 병원을 찾거나 건강보험공단에 등급 판정을 신청하지 않고도 가까운 보건소에서 손쉽게 치매 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센터는 치매 환자 및 가족을 위한 커뮤니티 장 역할도 맡는다.

■조직 정비 못 마쳐

치매안심센터가 문을 열었지만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아직 정식 개소하지 않는 곳이 부산에 6곳(중구 서구 북구 해운대구 사하구 사상구)이나 된다. 조직 정비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점은 앞으로의 과제로 지적된다.

지난달 25일 오후 사상구보건소 교육장에서는 치매안심센터의 인지 재활 프로그램인 ‘꽃뇌음교실’이 열렸다. 치매로 등록된 환자를 위한 신체활동 웃음치료 공예 등 강좌로 하루에 3시간씩 진행된다. 하지만 전용 공간이 없어 보건소 건물에 더부살이 중이다. 사상구 치매안심센터는 보건소 옆 공간을 증축해 오는 6월 정식 개소할 예정이다. 이곳 관계자는 “보건소 건물을 같이 써야 해서 치매 어르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기에는 제약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치매안심센터 인력도 보건복지부 정원에 한참 못 미친다. 정부가 권고하는 정원은 20명(규모가 큰 기초단체는 30명)인데, 이 기준을 맞춘 곳은 부산에 한 군데도 없다. 부산 16곳 치매안심센터의 정원은 총 383명인데 현원은 210명으로 절반을 겨우 넘겼다. 올해 인력 채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가 예산을 내려보내긴 했으나 인력 운용은 자치단체 결정 사항이라 구·군 사정에 따라 추가 채용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 직원이 정규직과 임기제(최대 5년 비정규직)로 나뉜 것도 문제다. 정규직은 다른 부서와 순환 근무가 가능해 치매 전담 인력으로서의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고, 임기제는 고용이 불안정하다. 치매 업무는 무엇보다 사람 관리가 핵심이어서 뒤죽박죽 고용 체계는 치매안심센터가 빠른 속도로 정착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박경원(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 부산시광역치매센터장은 “광역센터가 프로그램과 같은 콘텐츠 개발 및 종사자 교육을 통해 치매안심센터가 빠른 시일 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보험료 인상 부담

치매 국가책임제로 등급이 확대되고, 요양기관 이용 때 본인부담금이 감소하며, 치매안심센터 이용으로 조기 검진 체계가 갖춰지는 등 혜택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제인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요율의 인상 속도가 빨라졌다. 현재 건강보험료의 8.51%를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징수하는데, 내년에는 9% 수준으로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2년 요율 인상 목표치를 9.6%로 잡는데, 벌써 내년에 9%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건보공단 부산지역본부 박삼식 장기요양1부장은 “치매 국가책임제 시행으로 경증도 등급으로 인정되는 데다 치매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창구(치매안심센터)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노인장기요양보험 적자가 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결국 요율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구·군 치매안심센터 주요 사업     ※치매상담 콜센터 1899-9988

업무

대상

주요 내용

상담·등록 관리

만 60세 이상

치매 정보 제공, 치매 예방 상담, 치매 환자 맞춤형 관리

조기검진

만 60세 이상

선별·진단·정밀 검사를 통한 치매 조기 검진

치매환자 단기 쉼터

치매 환자

중증화 예방, 인지재활 프로그램 가동

가족 지원

치매 가족

치매 환자를 둔 가족 상담, 가족 힐링 프로그램 운영, 가족 자조모임 지원

인식 개선·홍보

시민

치매 예방 교육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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