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13.5% 돼야” -정부 “과하다”

- 용역 잠정중단… 시 “설득 주력”

부산시가 추진하는 ‘부산 대개조 프로젝트’의 하나인 사상 공업지역 재생사업이 지원시설 용지 비율을 둘러싼 시와 국토교통부 간 견해차로 차질을 빚는다. 공업지역 재생을 갈망해온 사상구는 신속한 사업 진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는 오는 15일 완료될 예정이던 ‘사상 공업지역 재생 시행계획 수립 용역’을 잠정 중단한다고 6일 밝혔다. 시는 일단 오는 6월 20일까지 용역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국토부와 합의가 늦어지면 재개 시점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사상 공업지역 재생은 침체된 공단에 활력을 불어넣어 서부산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시가 사업 주체지만, ‘산업 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토부와 협의해야 한다.

시와 국토부는 사업 대상지 302만1000㎡ 가운데 지원시설 용지 비율을 책정하는 데서 의견을 달리한다. 지원시설 용지에는 공장 외에 상가와 극장 등 문화·복지시설을 지을 수 있다. 시는 학장동 세병로를 중심으로 전체 사업 부지의 13.5%를 지원시설 용지로 지정하려고 한다. 반면 국토부는 ‘산업단지 개발 업무 편람’이 300만 ㎡가 넘는 신규 산단을 조성할 때 지원시설 용지 비율을 4%로 권고하는 점을 들어, 시가 정한 비율이 과도하다고 맞선다.

이처럼 시와 국토부의 견해가 엇갈리는 건 사상 공업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사상 공업지역을 다른 공업단지와 마찬가지로 공단 중 하나로 본다. 그러나 시는 1970, 80년대엔 단순한 공단이었지만, 지금은 주민과 조화를 이루는 ‘재생’의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다 이 사업은 국·시비가 투입되는 게 아니라 공장·토지 소유주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개발인 만큼 참여를 유도하려면 지원시설 용지 비율을 10%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게 시의 논리다.

용역을 잠정 중단한 시는 국토부를 설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계속 협의해 시의 원안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와 국토부가 합의점을 찾는 게 쉽지 않아 보이면서 사상구는 애가 탄다. 김대근 사상구청장은 “시의 계획을 지지한다. 국토부가 신속히 시의 원안을 수용해 공업지역 내에 충분한 문화·복지시설이 들어서야 주민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