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운노조 개입 가능성 수사

일용직 독점 공급권을 주고 인력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부산항 터미널 관리회사 전직 대표와 횡령 혐의를 받는 인력 관리회사 전 간부가 구속됐다. 검찰은 부산항운노조가 각종 비리로 노무 독점권을 상실하자 터미널 관리회사, 인력 관리회사를 이용해 뒷돈을 챙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박승대 부장검사)는 배임수재 혐의로 북항 터미널 관리회사 전 대표 A, B 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터미널 관리회사 대표로 재직할 당시 일용직 인력 관리회사 대표 C, D 씨로부터 인력 독점 공급권을 주는 대가로 각각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일용직 인력 관리회사는 일용직 근로자뿐 아니라 셔틀버스, 항만시설, 식당, 편의점 등 다양한 항만 관리사업을 운영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C 씨 등은 수십억 원대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으며, 검찰은 수사를 통해 이 돈의 일부가 A 씨 등에게 흘러간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또 이 과정에서 항운노조가 깊숙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만업계는 항운노조가 2015년 ‘항만 노무인력 상용화’로 일용직 공급권을 포함한 노무 독점권을 상실하자 C 씨 등의 인력 관리회사를 통해 사실상 노무 독점권을 행사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감만부두에서 정규직 항운노조원을 부두 운영사에 공급하는 인력 관리회사 전 관리소장도 C 씨와 짜고 허위 하청 용역계약을 맺는 수법으로 수억 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달 14일 부산항운노조와 관련 업체를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금까지 항운노조원 1명, 인력 공급업체 대표 2명에 이어 총 6명을 구속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