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자사를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데 반대해 끝내 파업에 돌입한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26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고 25일 밝혔다. 이 시간 노조원들은 거제 옥포조선소 현장을 떠나 옥포동 시가지에서 인수합병에 결사 반대하는 거리 행진을 벌인다.
노조는 지난 18, 19일 이틀 동안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전체 조합원 5611명 중 5242명이 참가해 4831명(92%)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안을 통과시켰다. 노동자들은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구조조정 등 고통을 감수했지만,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회사 매각이 결정된 것에 대한 분노가 파업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그치지 않고 27일 전 조합원이 상경 투쟁에 나선다. 조합원들은 이날 회사 대주주인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금속노조와 함께 생존권 사수를 위한 매각 결사 반대 투쟁을 전개한다. 이를 위해 거제 지역에서만 전세버스를 20여 대 예약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내달 8일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어 노조 반발은 한층 수위를 더할 전망이다. 지난 21일 노조는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계란 투척 시위를 벌이기도 해 이날 상경 투쟁 때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노조는 이번 매각을 ‘노동자를 배제한 일방적 매각’ ‘현대 재벌에 헐값에 넘기는 특혜 매각’ ‘지역경제와 조선산업 생태계를 파탄으로 이끄는 매각’으로 규정한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될까 우려한다. 두 회사는 주력 선박이 비슷하고 합병 후에 공장 가동률은 모기업이 높을 수밖에 없어 1, 2년만 지나도 직영과 하청, 사무직과 현장직을 가리지 않는 구조조정 광풍이 불 것이라는 게 노조의 관측이다. 박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