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여론 수렴 않아 주민 반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경남 하동군 화개면 야생 녹차 밭 인근에 대규모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려는 계획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이 반발하고 나섰다.

양수발전소 반대 하동군 대책위원회는 19일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개면을 양수발전소 건립 후보지에서 즉각 제외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한수원이 7600억 원을 투입하는 토목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도 군은 군의회에 설명조차 하지 않고 밀실야합 행정을 하고 있다”며 “주민도 이장회의를 앞두고 사업설명회 홍보물을 보고야 알게 됐다”고 규탄했다.

군은 지난 11일 화개면 이장단 회의를 통해 양수발전소 건설계획을 설명했다. 오는 21일에는 면사무소에서 주민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양수발전소는 화개면 정금리와 부춘리에 상·하부댐을 건설하고 하루 400㎿의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한수원은 2031년까지 3개의 양수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인데, 하동군을 포함해 전국 8곳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대책위는 “양수발전소가 들어서게 되면 하동의 야생차 생산 중심지인 정금리와 부춘리의 녹차 재배 환경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소설 ‘토지’의 무대인 악양면을 가로지르는 송전선까지 생긴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한 녹차 시배지 주변을 망치는 계획”이라고 지탄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