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운전하다 휴가 군인 윤창호 씨를 치어 숨지게한 박모(26) 씨가 사고 직전 옆자리 여성과 ‘애정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열린 윤창호 가해자 박모(27)씨 선고공판을 지켜본 윤씨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법원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13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27) 씨 선고 공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 정도가 매우 중하고 결과도 참담하다. 음주에 따른 자제력 부족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결과가 너무 무겁다”라며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 판사는 이어 “유족이 엄벌을 요구하고 있고 양형기준을 벗어나는 데는 신중해야 하지만 이미 (음주운전을)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미 성숙돼 있어 엄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열린 공판에서는 박 씨가 사고 당시 옆자리 여성과 ‘엉뚱한 짓’을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씨의 변호인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은 음주운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고 순간 엉뚱한 짓을 하다가 사고를 낸 만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적용해줄 것”을 주장했다. 여기서 엉뚱한 짓은 이는 특가법 적용을 피해 형량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주장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13일 법원은 변호인의 이러한 주장을 들어주지 않아다. 판결문에 따르면 박 씨는 일행과 보드카 4명과 데킬라 2잔을 나눠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주취운전자 정황보고에는 ‘피고인의 발음이 부정확하고, 술냄새가 심하게 나며, 얼굴이 붉고, 눈이 충혈되어 있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판결문에는 ‘이 때문에 사고 발생 직전에 운전에 방해가 되는 다른 어떠한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원인이 추가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윤창호 씨 아버지 기현(53) 씨는 1심 선고 후 법정을 나와 “윤창호 법은 적용되지 않지만, 이 사건 판례가 국민적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6년이 선고된 것은 사법부가 국민 정서를 모르고 판결한 것이 아닌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