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이용 시민만 혜택 받아”
- 일부선 “민심 역행 졸속 행정”
- 시 “통행료로 쌈지공원 등 조성”

올해 설 연휴 유료도로 통행료를 면제하지 않기로 한 부산시(국제신문 31일 자 8면 보도)의 방침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무상 혜택 후퇴라는 비판 속에 모든 시민을 위해 재정비가 불가피하다는 찬성 여론도 만만찮다.

시는 2017년 추석 때부터 시작한 명절 연휴 시내 유료도로 통행료 면제를 이번 설 연휴부터 시행하지 않는다고 31일 공식 발표했다.

시는 그동안 유료도로를 운영하는 민간사업자에게 통행료 면제에 따른 손실을 예산으로 보전해왔지만, 재정 부담이 늘어나고 자동차 이용 시민에게만 국한된 혜택이라는 점에서 전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수정·백양·산성터널과 을숙도·부산항대교의 통행료는 부과된다. 다만 시가 운영하는 광안대교, 경남 거제시와 연결되는 거가대교의 통행료는 이번에도 무료다. 시는 설 연휴 징수한 유료도로 통행료를 쌈지공원과 작은도서관 조성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시의 방침은 민심에 역행하는 졸속 발표로, 상당한 혼선과 갈등이 생길 것”이라며 “아낀 예산 16억 원가량으로 쌈지공원을 조성하겠다는데, 그 돈으로 과연 쌈지공원 몇 개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반면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자치단체마다 재정 능력도 천차만별인데, 유료도로 통행료 면제는 충분한 검토 없이 선심성으로 시행된 정책이다. 결국 그 부담이 고스란히 지자체로 돌아왔다”며 “명절에 자동차를 이용하는 시민만 혜택을 보는 것이므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의 입장은 완강하다. 지난해 설과 추석에 민자 유료도로 6개 사업자에 무료 손실분 28억 원가량을 지급했고, 앞으로 유료도로 개통과 이에 따른 통행량 증가로 시의 재정 부담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또 올해는 서울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도 이 기간 통행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시 고위 관계자는 “시민 세금은 시민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는 원칙을 언급하면서 “세금으로 민간사업자에게 재정을 지원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더해 시는 이날 오전 ‘유료도로 관리 강화를 통한 재정 혁신’을 주제로 하는 부산정책포럼도 열었다. 특히 이날 포럼은 변성완 행정부시장 등 시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는 점에서 향후 시 전체 유료도로의 재정 지원 전반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겠다는 시의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진영 배지열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