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 방법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제시한 사례로 풀어봤다.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는 불법 사행성 게임 사이트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제공

사례1. 영수는 중학교 3학년 때 친구들을 따라 도박을 시작했다. 그러다 돈을 잃게 되자 아는 형들과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빚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 친구들과 선배들이 돈을 갚으라며 집으로 찾아오고 전화와 메시지가 계속돼 부모님에게 들켰다. 영수의 빚은 무려 2000만 원에 달했고 부모님은 영수가 안타깝고 안쓰러워 빚을 대신 갚아 주었지만 이 과정에서 영수는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믿지 못할 친구, 거짓말하는 후배가 되었다. 학교 부적응, 불안과 우울 등의 문제로 결국 영수는 자퇴했다.

Q. 학생의 도박 빚을 부모가 갚아주는 것이 옳은 일일까?

A.부모가 대신 빚을 갚아주는 것을 대리변제 라고 하는데, 이러면 문제는 빨리 해결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학생이 문제를 스스로 대면하고 책임질 기회는 없어지기 때문이다.

한국도박문제연구소 부산센터는 빚 목록을 작성하고 계획이 세워지면 돈을 빌려준 사람들과 함께 돈을 갚는 방법에 대해 회의를 한다. 이를 채권자 회의라고 하는데 해당 학생과 그 학부모, 교사, 돈을 빌려준 학생과 그 부모들이 모여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여기서 정해진 대로 자신이 벌어서 힘들게 돈을 갚아가는 과정에서 도박으로 무너진 경제개념을 바로잡고 자신의 노력으로 잘못을 바로잡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아르바이트뿐 아니라 자원봉사를 하면서 부모에게 최저시급에 해당하는 돈을 받아 갚는 경우도 있다.

사례2. 지원이는 고1때 처음으로 불법 사다리 도박을 시작한 뒤 친구들과 함께 스마트폰 게임처럼 여겨 수시로 해왔다. 그런데 어느날 이용하던 사이트가 단속돼 계좌거래 이력이 있는 지원이에게 경찰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이 왔다. 담임 선생님께 연락을 하고 도움을 구했다.

Q.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학생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A. 학생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성실하게 조사에 응하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조사를 받는다고 바로 구속이 되거나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므로 조사를 받고 그에 따른 결과에 따라 학부모와 상담사, 교사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학생이 도박을 멈추는 것이다. 도박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문 상담사와 상담을 하고 행동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또 무섭더라도 학부모에게 학생의 도박 문제를 공개하고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

Q. 현재는 도박을 하지 않지만 이전에 한 도박으로 처벌받을까?

A. 처벌을 받는다. 불법 온라인 도박이라면 사이트가 검거된 후 이용자들이 경찰 조사를 받는다. 불법 사이트를 이용한 경우 통장의 거래내역을 통해 이용자를 파악하게 되므로 예전에 도박한 기록이 남아 있게 된다.

도박 사이트들이 국내 감시망을 피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검거가 어려워져 몇 년 후에야 잡히기도 하지만, 검거되면 그 이후로 관련자들이 모두 처벌을 받는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