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단계 10년간 2000억 투입
- 상업지 등 복합도시로 재탄생

경남 김해 도심에 자리잡은 안동공단을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는 사업이 시작됐다. 김해시가 공해 유발원을 없애 달라는 민원을 해결하려고 이전을 추진한 지 20년 만이다.

28일 경남 김해시 안동 안동공단 내 옛 국제상사부지에서 본격적인 도시개발사업에 앞서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김해시 제공

시는 ㈜성은개발이 28일 안동1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착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회사는 2000억 원을 들여 옛 국제상사 터 16만4151㎡에서 도시개발사업을 벌인다. 이곳에는 대규모 시민공원(2만3500㎡)과 상업용지(3만 ㎡), 공동주택용지(6만 ㎡)가 조성된다. 시민공원은 녹지가 부족한 김해 동부지역에서 시민 휴식공간이 될 전망이다.

도시개발사업이 완료된 후 조감도.

성은개발은 앞으로 10년 동안 안동공단에서 2, 3단계 도시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2단계는 공단 내 ㈜팔도 부지 6만 ㎡를 매입해 진행하고, 3단계는 경암문화재단 부지 7만 ㎡에서 이뤄진다. 이렇게 되면 안동공단 전체 45만7000㎡ 중 절반이 넘는 23만 ㎡가 주거지와 상업지로 변하게 된다.

안동공단은 도시가 급성장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공장이 하나 둘씩 들어서면서 형성됐다. 현재 이곳에서 가동 중인 공장 50여 개는 주거지와 상업지 사이에 자리잡아 외딴 섬처럼 보인다. 공단 주변에서는 공해 발생 등을 이유로 공단을 이전해달라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 20년간 김해시장이나 지역 국회의원 모두 안동공단을 이전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공단이 넓고, 땅값이 비싸 개발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민간 사업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시가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아 이 지역을 각종 개발혜택을 부여하는 투자선도지구로 지정하고 개발 사업자 모집에 나섰지만, 아무도 응모하지 않았다. 이후 주변지역에서 부동산 개발을 해온 성은개발이 관심을 보이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성은개발 윤욱용 부장은 “부지매입에 필요한 평당 땅값이 500만~600만 원에 달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1단계 사업에서 연못과 녹지, 테니스장과 농구코트 등을 갖춘 명품 공원을 만들어 시민 품으로 돌려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해시 김홍립 도시관리국장은 “안동공단은 도심 속에 위치해 시 발전을 가로막아 왔지만 이제는 새로운 발전 동력이 되게 됐다”며 “앞으로 공단 내 공장은 주변 첨단 산업단지로 이전시키고, 남은 부지는 민간사업자가 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