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 금사동은 도시재생 앞둬
- 박탈감 커지며 사업전환 목소리

부산 금사공단의 쇠퇴로 어려움을 겪은 금정구 서동과 금사동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두 곳은 나란히 도시환경정비사업 대상지로 지정됐으나, 금사동은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는 반면 서동은 13년째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는 재개발 사업에 발목 잡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서금사재정비촉진10구역해산위원회(이하 해산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주민들로부터 정비구역 해제 동의서를 받은 결과 토지 등 소유자 498명 중 294명(50%)이 해제에 동의했다고 28일 밝혔다. 해산위는 30일 금정구에 해제동의서를 제출하고 정비구역 해제를 촉구할 방침이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 지자체는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가 사업 해제에 동의할 때 해산 집행을 검토할 수 있다.

서동 210-5 일원 서금사재정비촉진10구역(9만701㎡)은 2007년 정비구역 예정지로 고시돼 아파트 건립 사업이 추진됐으나 13년째 재개발조합조차 설립하지 못하고 있다. 이곳은 1962년 영주터널 공사를 위해 중구 영주동 등 고지대 주민을 강제로 이주시켜 만든 정책이주지로 노후한 건물이 밀집해 있다.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이곳에서 생활하는 주민과 상인 1500여 명은 도시가스를 설치하지 못하는 등 재산권 행사가 크게 제한되고 있다. 해산위는 2016년 1월 처음으로 정비구역 해제를 추진했으나 당시 토지 등 소유자 중 43%가 찬성하는 바람에 해제 요청을 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재개발사업 추진을 원하는 주민과 정비구역 해제를 촉구하는 주민 간 반목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재개발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정비구역 해제 요청에 대한 요건을 갖추게 됐다.

이와는 달리 바로 옆 동네인 금사동은 일찌감치 방향을 틀었다. 금사동 역시 2009년 제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2015년 주민들에 의해 해제됐다. 이후 지난해 8월에는 ‘2018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는 경사를 맞았다. 금사동에는 2022년까지 282억 원이 투입돼 주거환경 정비 및 지역 특화 커뮤니티 운영 등의 사업이 추진된다. 사업이 끝나면 금사동은 지속 가능한 주거지 재생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서동 주민들은 서동 역시 도시재생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서동에서 25년째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승기(55) 씨는 “오랫동안 가능성 없는 사업에 매여 지역 발전이 상당히 지체되고 있다. 아파트를 건립하는 재개발 사업은 답이 아니다”면서 “금정구는 지역 주민의 뜻을 받아들여 사업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정구는 해산위의 해제 동의서가 접수되면 주민들이 실제 해제에 동의했는지를 확인한 뒤 정비구역 해제 타당성 용역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