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자 “그 기한내 돈 못 구해
- 계약서상으론 4월 14일” 반발

경남 양산시 물금읍 증산신도시의 라피에스타 상가가 40일 안에 3억~7억 원의 분양대금 잔액을 완납하라는 입주 안내문을 분양 계약자들에게 보내 논란이 인다. 계약자 대부분은 기한 내 분양대금을 내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까 봐 불안해한다.

27일 라피에스타 분양 계약자들에 따르면 라피에스타 측이 지난달 21일 사용승인을 받고 계약자들에게 입주 안내문을 보냈다. 이 안내문은 입주 기간을 2018년 11월 6일~2019년 1월 28일(84일간)로 지정하고, 이달 말까지 중도금과 잔금 등 분양대금을 완납해야 한다고 알렸다. 입주 시작일로부터 46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안내문을 보내놓고는 38일 만에 3억~7억 원의 분양대금 잔액(잔금)을 내라고 통보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6일은 이 상가가 임시 사용승인을 받은 날이다.

계약자들은 이 안내가 분양계약서 규정까지 무시한 일방적 통보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계약서에는 입주기간 시작 한 달 전에 입주기간을 통보하도록 명시했다. 계약자들은 지난달 21일 안내문을 받았으므로, 이후 84일을 입주 기간으로 잡아 오는 4월 14일까지 입주하고 분양대금을 완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계약자들이 갑자기 수억 원인 분양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잔액을 모두 내지 못하면 고율의 연체 이자를 내야 하는데, 최근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이 강화됐고 이 상가의 시세가 하락하는 바람에 담보 대출로 잔액을 모두 마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라피에스타 상가 비대위 측 관계자는 “라피에스타 측에서 책임임대 약속을 해놓고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분양대금만 받고 철수하려는 게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피에스타 측은 “분양계약서의 입주 기간 지정 항목은 사전예고 의미일 뿐, 입주 기간 지정은 사업자 측 고유 권한이며 법상 정해진 규정은 없다. 라피에스타 상가는 연약지반이어서 공사의 특수성상 사용승인일을 예측하기 어려워 일반적인 입주기간 예고 관례를 따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라피에스타는 지하 3층 지상 7층에 연면적 12만8778㎡인 초대형 상가다. 방문객이 많은 대형 마트와 영화관이 입점할 예정이어서 침체된 증산신도시 상권(국제신문 지난달 21일 자 2면 보도)을 살릴 희망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가 계약자가 아닌 인근 상인도 이 상가가 공동화될까 봐 우려한다. 현재 라피에스타 648개 점포 중 500여 개의 분양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