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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6> 기장 오감도(道) 첫 번째

기장 절경의 해안길 곳곳 끊기고 … 카페에 막히고…

  • 국제신문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19-01-24 19:18:3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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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의 詩 ‘오감도’에서 따와
- 다섯가지 감성·스토리 만나는 길

- 장안읍 월내 오일장터서 출발
- 영화 ‘친구’ 등 촬영지 둘러보고
- 덱에서 물길하는 해녀와 손인사

- 연인 데이트코스 임랑해수욕장
- 박태준 생가·이색 등대·일광해창
- 붕장어마을·타이타닉 전망대 등
- 발길 닿는 곳마다 셀카 명소지만
- 길이 끊기고 다시 이어지길 반복

- 해녀촌 있는 학리마을서 마감

이번은 부산 기장 오감도(道) 첫 번째다. 월내마을에서 출발해 임랑해수욕장, 칠암붕장어마을, 신평 소공원을 거쳐 동백항에 이르는 임랑길(1코스)과 동백항 이동마을 일광해수욕장 학리항을 연결하는 낭만길(2코스) 등 2개 코스를 묶었다. 오감도는 이상(李箱)이 지은 시 ‘오감도 (烏瞰圖)’에서 따왔다. 기장 해안길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고 만져볼 수 있는 시·청·각·후·촉 등 다섯 가지 감성과 추억,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장 오감도는 2014년 국제신문과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가 공동 기획한 ‘기장 해안 100리 오감 스토리-오감도를 걷다’를 통해 이름이 지어졌다. 갈맷길 1코스와 겹치는 구간이다. 오감도라는 표현이 더욱 정겹긴 하지만, 곳곳의 길이 끊긴 데다 해안 길도 카페가 차지한 곳이 많았다.
   
부산 기장군 월내 길천횟촌에서 임랑방파제로 넘어가는 구간. 해안 경관이 빼어난 곳이지만,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 해안길 200여 m 구간은 막혀 있어 포장도로 쪽으로 걸어가야 한다. 전민철 기자
■ 곳곳 해안 절경, 카페 ‘소유’

기장군 장안읍 월내마을 오일장터에서 출발한다. 월내항 방파제는 기장 일대에서 영화 ‘친구’ ‘우리 형’ 등이 촬영됐다는 점을 알려주는 로드 갤러리가 있다. 이어진 해안길 구간은 편도 1차로의 콘크리트 포장도로와 자전거길이 나 있다. 보행로는 없어 자전거길로 가야 한다.
   
임랑해수욕장 가기 직전 덱 전망대가 나온다. 물질하는 해녀 2명을 만났다. 여기서 길이 끊긴다. 캐러밴 캠핑장과 웨이브온 커피, 고스락 등으로 연결된 200여 m 해안길 구간은 막혀 있다. 차량이 내달리는 포장도로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임랑방파제에서 뒤돌아보니 이런 사실은 확연하게 드러난다.

임랑해수욕장이다. 기장 8경 중 하나이면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백사장은 이제 폭이 짧게는 10m 정도에 불과하다. 임랑해수욕장 끝자락에서 갈맷길 1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다. ‘철강왕’ 박태준의 생가 쪽 좌광천 방면으로 최근 보행 덱이 생겼다. 보행 덱을 지나 문동리로 향하는 길, 아스팔트 길 왼편에서 건물의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해안길은 또 막혔다. 아슬아슬한 아스팔트 길 걷기가 100m 구간에 이어진다. 문동어촌계 전복 양식장 쪽 해안길로 가려면 결국 아스팔트 도로를 횡단해야 한다. 해안길은 카페들 차지다.

보행 덱을 걸어 문동 방파제로 향한다. 이 일대에는 최근 카페가 우후죽순 들어섰다. 여기서부터 톡톡 튀는 디자인이 돋보이는 기장의 이색등대들이 나타난다.

문동 방파제에 못 미쳐 ‘일광 해창(海倉)’ 안내판과 만난다. 해창은 세금으로 걷은 쌀을 보관하던 창고다. 해창의 쌀은 양산 서창을 거쳤다고 한다. 주민들은 해창이 있던 이 지역을 ‘창(倉) 마을’로 부른다. 해창과 관련된 두호마을 어사암 이야기는 다음 순서에서 다루기로 한다.

■ 해송과 함께 걷는 낭만길

장어 조형물을 지나면 칠암 붕장어 마을이다. 흰 쌀밥 같은 ‘칠암 아나고’로 유명한 곳. 기름기를 뺀 고들고들한 붕장어회와 푸짐한 붕장어구이를 내놓는 횟집 촌이 칠암항 근처에 즐비하다.

신평 소공원 초입에 윷판대가 있는데, ‘윷’이 아니라 ‘윳’으로 표기돼 있다. 계속 이렇게 방치해 놓는 이유를 모르겠다. 신평 소공원의 일명 ‘타이타닉 조형물 전망대’는 연인들의 셀카 명소다. 다시 동행항과 동백어촌계 쪽으로 향한다. 동백해녀복지회관 옆 해안에 보행 덱이 설치돼 있다. 덱 위에서 보는 바닷속 해조류가 장관이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해안초소를 지나면 카페 앞에서 해안 길이 다시 끊긴다. 할 수 없이 100m 구간의 아스팔트 길 가장자리를 따라 걸어야 한다.

일광 온정마을 헤이든 카페 쪽은 그나마 나은 편. 카페 앞 두 개의 출구를 통해 몽돌 해변으로 내려갈 수 있다. 취재에 동행한 최원준 시인은 몽돌 해변에서 자갈이 구르는 소리가 ‘자갈자갈’이라며 크게 웃었다. 몽돌 해변이 끝나는 지점에 도로를 따라 보행 덱이 있다.

이어진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이동항 쪽으로 꺾어지는 곳에서 갈맷길 표지판이 반긴다. 일광 이천어촌계 쪽에서 일광해수욕장 가는 중간에 오솔길이 나 있다.오영수의 소설 ‘갯마을’에 ‘H리’로 나오는 마을, 바로 학리에서 오감도의 첫 일정을 마친다. 마을 해안에는 해녀들이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학리 해녀촌’이 있다.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걷고싶은부산·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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