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 도시계획위가 사업 허가
- 양산 지역민 “소음·붕괴 등 우려”
- 발전시설 무더기 허용 가능성도

청정한 자연환경을 지닌 경남 양산시 원동면 신불산에 풍력발전소를 조성하는 사업이 승인을 받자 주민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 승인을 계기로 신불산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겠다는 사업 신청이 무더기로 접수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3일 양산시와 주민에 따르면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최근 원동면 내포리 신불산 골프장 일원에 8기의 풍력발전기(연간 6만2792㎿)를 설치하는 D사의 풍력발전소 조성 사업을 조건부 승인했다. 도시계획위는 ▷보강토 옹벽의 배수처리 시설 보강 ▷부등침하 우려가 있는 8호기는 원래 위치대로 조정 ▷주민 민원 적극 해결 등 조건을 달았다. 지난해 8월 시 도시계획위도 이 발전소 조성을 조건부 가결했다. 발전소의 사업면적은 7만8900㎡로, D사는 조만간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사업장 인근 주민은 강력하게 반발한다. 마을이 발전소와 가깝고 발전기가 만들어 내는 소음에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원동면 늘밭마을 주민 최모(60) 씨는 “풍력발전기와 1㎞ 거리 안에 집과 논밭 등 전 재산이 있는데, 발전기가 가동하면 종일 소음에 시달리고, 재산 가치도 폭락할 게 뻔하다. 발전기를 설치하면 토사 붕괴 등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신불산 자락에 설치하려고 계획 중인 다른 풍력발전소 사업이 많은데, 이번 허가로 다른 발전소 조성 사업에 허가를 내주지 않을 명분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근 영포·대리마을 주민들ㅌ은 “신불산 일대에 설치하겠다고 신청 대기 중인 풍력발전기가 15기다. 이번 사업승인을 시작으로 이곳저곳에 발전기가 생기면 산이 완전히 망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불산 외의 지역에도 풍력발전소가 들어설 길을 열었다는 점도 주민이 우려하는 사항이다. 상북면과 동면에도 현재 3개 업체가 15기의 풍력발전소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한 업체의 계획은 양산시 도시계획위가 심의 중이다. 상북면 좌삼마을의 한 주민은 “마을 인근 골프장 소유 부지에 풍력발전기가 들어선다. 골프장이 야간조명을 켜기 시작한 이후 멧돼지가 마을까지 내려와 피해를 입는데, 풍력발전기까지 들여와 피해를 주려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양산시 관계자는 “사업자 측에서 보상책을 제시해 늘밭주민 다수는 동의했다. 향후 풍력발전소 허가를 할 때는 주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