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늦게 항로 변경하다 사고 정황
- 충돌 30분 지난후 신고 드러나
- 해경, 쌍방과실로 보고 수사 중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방 43해리(약 80㎞) 해상에서 낚시어선 무적호(여수선적 9.77ｔ)가 전복된 지 사흘째인 13일 수색작업은 계속됐지만 실종자 2명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날 해경은 함정 42척과 항공기 5기 등을 동원해 사고해역을 중심으로 가로 40해리(74㎞), 세로 30해리(55.5㎞)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쳤다. 전날 수색한 가로 20해리, 세로 25해리보다 대폭 넓힌 수색 범위다. 그러나 실종자 정모(52) 씨와 임모(58)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무적호는 지난 11일 새벽 4시57분 통영 욕지도에서 남쪽으로 80㎞ 떨어진 해상에서 파나마 선적 3381ｔ LPG 운반선 코에타와 충돌해 전복됐다. 무적호 승선원 14명 중 12명이 구조됐으나 그중 3명은 숨졌다.

통영해경은 이 사고의 책임이 무적호와 코에타호 양쪽에 있다고 보고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충돌 전 코에타호는 3마일(약 4.8㎞) 떨어진 무적호를 인지했으나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항로 변경을 시도했다. 무적호도 코에타호를 맨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속도를 늦췄지만 결국 충돌했다.

코에타호는 충돌하고 30분이 지난 후에 사고를 신고한 것으로 드러나 해경이 조사 중이다. 신고 때도 충돌 사실은 밝히지 않고 “뒤집어진 배가 있다”고 말했다. 코에타호 측은 먼저 구조를 하다가 신고가 늦었다고 주장하지만, 코에타호가 구조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생존자 중 진술도 나왔다. 무적호의 승선원 일부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사망한 3명 모두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에타호의 필리핀인 당직사관 A(44) 씨는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선박전복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사망한 무적호 선장 최모(57) 씨에게도 같은 혐의를 적용했지만,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해경은 코에타호 관계자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해경은 무적호가 지난 10일 출항한 지 3시간만인 오후 4시6분 이후부터 위치발신장치(V-PASS)와 선박 자동식별장치(AIS)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그 경위도 수사하고 있다.

낚시어선 이용객 수는 2014년 206만 명에서 2017년 414만 명으로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었고, 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87건 263건으로 늘어났다. 인명 피해도 43명에서 105명으로 증가했다.

한편, 지난 12일에는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조업 중인 어선에 불이 나 승선원 6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사고도 일어났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