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일하던 고령 근로자들이 새해 벽두부터 일방적으로 해고돼 논란을 빚는다.
공공연대노동조합 국립해양박물관분회는 지난 1일 시설·주차 관리나 환경미화 등 분야 근로자 18명 중 9명이 해고당했다고 6일 밝혔다. 해고된 9명 가운데 6명은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다.
국립해양박물관은 현재 기획·예산·재무 등 핵심 업무를 제외한 전반적 운영을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으로 A사에 위탁했다. 또 A사로부터 용역을 받은 B사가 시설·주차 관리와 환경미화 인력을 운용한다. 결국 해고된 근로자들은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일하지만 위탁을 두 단계 거쳐 고용된 셈이다.
이들 근로자는 지난해 10월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개선하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해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에 노사는 지난달 26일 정년을 만 63세로 하고, 노사 각 3명으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B사는 단체협약 체결 닷새 뒤에 아무런 합의 없이 근로자 절반가량을 해고했다.
해고 근로자 A(62) 씨는 “근로계약이 2018년 12월 31일 자로 종료되니 출입증을 반납하고 개인 소지품을 가져가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며 황당해 했다.
박물관 측은 7일 운영사 등 관계자와 함께 대책 회의를 열기로 했다. B사 관계자는 “회의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