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단체장이 일제히 김해공항 확장안(김해신공항)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김해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안을 예정대로 강행할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8일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을 비롯한 부산 국회의원들에게 김해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안을 제출, 강행의지를 재천명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부산·울산·경남 김해신공항 검증단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해온 기존의 김해공항 확장안을 사실상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설 활주로는 기존 공항 활주로에서 서편으로 43.4도 꺾인 V자형이다. 중간보고회 당시 발표된 40도 꺾인 활주로보다 3.4도 더 꺾였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소음피해 가옥 수가 4117가구(부산 1868, 김해 2249가구)에서 2732가구(부산 1839, 김해 893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활주로는 2027년 개항 때부터 3800만 명까지 수요 처리가 가능하도록 계획됐다.

국토부의 이번 기본계획안 국회제출과 관련, 국회관계자들은 “통상적으로 기본계획을 완료한다고 해도 직접 제출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우리가 제출을 요구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국토부가 두꺼운 책자까지 들고와 국회에 제출한 것은 부산시의 반발에 개의치 않고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 아니겠느냐. 내년 초에 최종 보고회를 진행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기본계획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문제는 국토부가 최종 보고하게 될 기본계획안은 그간 부울경 검증단에서 문제를 제기해왔다는 점이다. 검증단은 확장성, 소음 등의 문제로 김해공항 확장을 반대해왔다. 실제로 부울경 검증단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부실을 이유로 주민설명회를 거부했고, 국토부도 지난 19일로 예정된 설명회를 연기했다.

또 이를 근거로 최근 오거돈 부산시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석진 울산 행정부시장은 국토부의 확장 안으로는 동남권 관문공항을 수행할 수 없다며 김해신공항 계획을 폐기하라고 요구(국제신문 지난 25일 자 1면 보도)하고 나선 바 있다.

나아가 부산시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국제신문 지난 20일 자 1면 보도) 카드를 다시 꺼내 드는 양상을 보이면서 국토부와의 충돌은 불가피해지는 모양새다. 부산시는 내년부터 24시간 운영 가능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집중하기로 했다. 오거돈 시장은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가덕도 신공항을 대안으로 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김해신공항을 추진하겠다면 전면 거부할 방침”이라며 “나아가 기본계획안 자체에 대한 검증을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 구성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