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분쌓기·우군 확보 박차

- 오 시장 “국토부와 대화 靑 교감”
- 시의회 “24시간 관문공항” 화답
- 시 간부 정책포럼서 입장 재확인
- 사상구·북구 의회도 동참 발표

오거돈 부산시장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직접 드러냈다. 국토교통부의 김해공항 확장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오거돈 부산시장이 21일 총리실에 신공항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등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 시장의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국제신문 21일 자 1·3면 보도)이 나오는 가운데 부산시는 대규모 정책포럼도 열었다.

	21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오거돈 시장과 4급 이상 공무원 120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회 부산정책포럼이 열리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오 시장은 이날 부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김해신공항은 소음 문제로 24시간 운영할 수 없고, 확장성도 없다”며 “국토부와 대화는 계속하되 총리실 산하에 검증위원회를 만들어 이 문제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기존 방식대로 김해신공항을 계속 추진하는 국토부 대신 상급 기관인 총리실을 상대로 문제를 풀겠다는 의도다. 오 시장은 “김해신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이 아니다”고 재차 규정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김해신공항 사업은 잘못된 정책이고, 설령 건설하려 해도 각종 문제로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가덕도 신공항이면 이런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다. 이 방안(가덕도 신공항)을 놔두고 (김해신공항) 고집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검증단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상공인들도 가덕도 신공항이 대안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 시절 가덕도와 밀양을 놓고 유치 갈등이 생기면서 김해공항 확장을 통한 김해신공항건설이라는 엉뚱한 절충안이 나와 부산의 비극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가장 먼저 활주로의 길이를 언급하면서 “현재 방식으로 김해신공항이 생기면 이는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기능이 상실된 저비용 항공 위주의 지방 거점공항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공항 건설로 소음 피해 면적이 확대되고, 군용기 훈련 구역 변경으로 북구와 사상구 등 신규 소음 지역도 크게 확대되며, 산악 장애물로 안전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어 서낙동강 평강천의 유로 변경으로 일대 자연환경 훼손이 심각해진다고 주장했다. 또 에코델타시티 고도 제한 영향 면적이 대폭 확대돼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반발했다. 결국 정부의 김해신공항 추진 방식은 부산 경남 지역민에게 도움은커녕 피해만 준다는 게 오 시장의 판단이다.

이 자리에서 남언욱 시의회 해양교통위원장은 “오 시장의 주장이 국토부·청와대와의 교류 속에 이뤄진 건지 궁금하다. 만약 정부안인 V자형 신공항 건설이 무산되면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고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며 “이런 정치적 부담과 책임을 오 시장이 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국토부와 대화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대화를 바라고 있다. 청와대와 교류는 대통령의 공약 범위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때가 되면 모든 문제가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 위원장은 “공항 항만 철도가 연계된 해양물류도시를 위해 24시간 편리하고 안전한 관문공항을 건설하는 데 찬성한다. 시의회도 어떤 방법으로라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사상구의회는 의원 전원 명의로 ‘소음 안전 대책 없는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 철회 촉구 성명’을 냈다. 북구의회도 ‘김해신공항 부산 북구 쪽 새 활주로 건설 계획 철회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시청에서는 4급 이상 간부 공무원 12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동남권 관문공항을 주제로 부산정책포럼이 열렸다. 부산 울산 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정호(경남 김해을) 의원은 포럼에서 ‘김해신공항 건설이 왜 불가능한가’를 핵심 내용으로 발표했다.

송진영 김미희 임동우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