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방적 교과과정 개편 멈추고
- 폐강 기준 20명으로 완화해야”
- 학교 측 “계속 협의해나가겠다”

부산대 시간강사들이 고등교육법 개정안(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시간강사의 고용 안정 등을 요구했으나 학교와 합의하지 못하자 파업에 들어갔다.

18일 오후 부산대학교 대학본부 앞에서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 분회 소속 강사들이 파업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 분회는 18일 오후 부산대학교 대학본부 앞에서 ‘파업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이 강사의 대량해고와 교육환경 훼손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부터 대학 본부 앞에서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학교가 일방적으로 강사법 대책을 마련하고 그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밀실 행정’을 하면서 시간강사를 학내 구성원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박종식 분회장은 “일방적인 교과과정 개편을 멈추라고 요구했지만 소용없었다. 학교의 사정이 언제 바뀔지 모르니 대량해고 여부도 말할 수 없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사법은 강사의 처우를 개선하려고 도입됐는데, 정작 학교는 연일 대책회의를 하며 강사를 해고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 대량해고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와 학교는 8차례의 단체 협상과 3번의 조정 회의를 거쳤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노조는 ▷구조조정을 이유로 한 시간강사 대량해고 금지 ▷강의 시수 및 강좌 수 조정을 통한 정리해고 금지 ▷대형강좌 및 사이버강좌 확대 금지 ▷교양강좌 폐강 기준을 25명에서 20명으로 완화 등을 요구했다.

이런 요구는 강사의 처우와 직접 연관이 있어 교섭 대상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게다가 강사의 고용 불안, 정리해고 등이 교육 질 저하와 학생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강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런 문제가 학교 운영과 관련된 정책에 해당해 노조와 교섭할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으나 학교 측은 계속해서 협의를 시도할 계획이다. 부산대 김형남 교무부처장은 “사후 조정 등과 같은 방식으로 노조와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노조에 부산대 전호환 총장과 박 분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적인 자리에서 노조의 주장을 공표하는 것으로 노조의 요구안을 갈음하자고 제안했으나 무산됐다고 밝혔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