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새벽 서울 선릉역 인근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의 가해자는 남자행세하고 피해자와 온라인 연애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가해자 A씨(여·23)는 3년 넘게 피해자 B 씨를 상대로 남자 행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한 게임을 하다가 알게 됐으며, 실제로 만난 것은 사건 당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상에서 남자행세를 하는 여성은 흔히 ‘넷나베’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호기심으로 남성인척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는 게임 상에서 여성인 척 하면 추근덕거리는 남성 게이머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남성으로 가장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여성인 척 하는 남성은 ‘넷카마’라고 불린다. 일반적으로 여성 게이머를 가자하면 주위 남성게이머들이 호의를 갖고 대하는 것이 ‘넷카마’ 행세의 이유 중 하나다.

한 매체에 따르면 남성을 가장한 A 씨는 “B 씨가 처음부터 (남성으로) 오해를 하길래 그 뒤로 남성 행세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A 씨가 남자인줄 안 상태에서 만났고, 여성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이별을 선언하며 말다툼을 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 다툼 끝에 칼부림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B 씨는 현재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초기 일부 매체는 이번 사건이 한 온라인게임 내에서 벌어진 분쟁 때문에 발생한 ‘현피’(현실 PK·Player Killing)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당시 지목된 게임은 아직 출시된지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게임 과몰입이 문제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문제”라며 “틈만나면 게임을 범죄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현실이 참담하다”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