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을 받고 전직 국회의원 딸을 부정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산은행 전 임원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부(이윤직 부장판사)는 14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박재경(56) 전 BNK금융지주 사장에게 징역 1년2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부산은행 전 인사부장 최모(55) 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강동주(59) 전 BNK저축은행 대표와 업무방해 교사 혐의로 기소된 조문환(59) 전 국회의원의 항소는 각각 기각했다.

1심에서 강 전 대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 조 전 의원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2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조 전 의원은 2015년 부산은행 신입 행원 채용 때 박 전 사장(당시 경영지원본부장)에게 딸 A 씨의 채용을 부탁했다. 박 전 사장이 A 씨가 2차 필기전형에서 탈락권이라는 사실을 전하자 조 전 의원은 불만을 드러냈고, 부산은행은 3, 4차 면접전형 등에서 점수를 조작해 A 씨를 합격시켰다.

박 전 사장은 면접위원에게 A 씨 채용을 압박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가 아니라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1·2차 전형에서 탈락권인 응시자가 3차 전형에 오르면서 면접위원으로 하여금 오인·착각하게 할 수 있다”면서도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직위를 사임한 점, 다른 채용 비리에 관여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