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예비기관사 투입 때문”

부산 도시철도 100분 지연 사고(국제신문 지난 12일 자 7면 등 보도)와 관련, 부산교통공사가 사고 원인을 기관사 개인 실수로 판단한 가운데 부산지하철노조는 높아진 노동강도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13일 부산교통공사와 부산지하철노조에 확인한 결과 당일 사고가 난 열차를 ‘예비 기관사’가 몰았다. 예비 기관사는 일종의 당직 기관사 개념으로, 현직 기관사들은 순차적으로 밤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30분까지 근무한다. 예비 기관사는 차고지에서 선로·전차선 점검, 유치선 청소 등이 진행될 때 열차를 유치선 밖 승강장으로 보냈다가 작업 이후 다시 들여보내는 일을 맡는다. 경력 5년 이상인 해당 기관사는 예비 기관사 업무는 처음이었다. 당시 예비기관사가 유치선 청소를 하러 승강장으로 열차를 옮긴 뒤 청소가 끝난 후 다시 유치선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

부산교통공사는 전날 오거돈 부산시장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이번 사고는) 운행 준비 중이던 해당 기관사가 전동차를 이동하던 중 진입 신호를 진행 금지 신호로 착각해 선로를 잘못 들어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기관사 개인의 책임이냐”고 묻자 공사 관계자는 “차량 노후화 등 외부적 요인보다는 기관사의 책임으로 보인다”고 재차 확인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하철노조 관계자는 “해당 기관사의 실수로 사고가 난 것은 분명하지만 예비 기관사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벽 출근 등 평소보다 노동강도가 높아지면서 피로감이 생겼을 것”이라며 “도시철도 1호선 다대구간 연장 이후 업무량이 늘어난 점도 이번 사고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전날 오 시장도 업무보고를 받은 뒤 “시민이 믿고 타는 도시철도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시민 생활에 막대한 피해가 생긴다”며 “기관사 개인의 책임이라고만 보지 말고 노동 강도는 문제가 없는지, 인력 운영이 최적화됐는지 이번 기회에 살펴보라”고 주문했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