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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법 비웃듯…음주사고 축소 미끼로 돈 요구한 경찰

혈중알코올농도 0.263%로 순찰차 치고 도망친 운전자에 “200만 원 주면 단순음주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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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동우 기자
  •  |  입력 : 2018-12-12 20:15:5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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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청, 직위 해제 후 내사
- 사고 누락 동료 경찰도 조사

술 취해 화물차를 몰다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달아난 운전자에게 사건 축소를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교통경찰관이 적발됐다. ‘윤창호법’ 제정을 계기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경찰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자 비난 여론이 들끓는다.

부산경찰청은 음주 상태에서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돈을 요구한 혐의(뇌물)로 부산 일선 경찰서 A(59) 경위를 직위 해제하고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같은 경찰서 B(28), C(38) 경장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일 음주운전 의심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B, C 경장은 오후 5시20분께 강서구 신호동에서 운전자 D(36) 씨를 붙잡았다. D 씨는 앞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시도하자 화물차를 몰고 도망쳤고, 경찰은 달아나는 화물차를 순찰차로 가로막았다. 이 때문에 순찰차 뒤 범퍼 일부가 파손돼 62만 원가량 수리비가 발생했다. 이후 진행한 음주 측정에서 D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을 훨씬 넘는 0.263%로 확인됐다. 경찰은 D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사고 다음 날 B, C 경장에게서 사건을 넘겨받은 A 경위는 D 씨와 3차례 전화 통화했다. 통화에서 D 씨는 A 경위에게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어 이번에 구속되는 게 아니냐. 화물차가 아내 명의여서 이혼당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A 경위가 “200만 원을 주면 단순 음주운전으로 처리해 불구속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로 D 씨를 회유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A 경위가 현금을 요구한 사실은 지난 10일 조사받으러 경찰서를 찾은 D 씨가 경찰에 알리면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 경찰서 측은 A 경위를 직무 고발했다.

A 경위의 청문 과정에서 B, C 경장에 관한 의혹도 불거졌다. B 경장은 순찰차가 파손됐는데도 사고 보고를 하지 않았다. 함께 출동한 C 경장은 음주운전 교통사고인데도 ‘단순 음주’로만 기록했다. 이들의 청문을 진행한 경찰 관계자는 “B, C 경장은 업무상 실수를 주장한다. 하지만 조사를 통해 정확한 이유를 밝히고 A 경위와의 공모 여부를 따져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번 사건은 공직 기강 확립 차원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조사에서 관련 혐의가 확인되면 징계뿐 아니라 형사 처벌도 하겠다”고 밝혔다.

임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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