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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389> 이카로스와 이에야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2-06 19:23:07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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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에 갇힌 다이달로스는 새의 깃털을 모아 날개를 만들어 밀랍으로 등에 붙였다. 아들 이카로스 등에도 붙였다. 하늘로 탈출했다. 이카로스가 너무 높게 올라갔다. 태양열에 밀랍이 녹자 날개가 떨어져 추락해 죽었다. 이카로스 야망은 실현되지 못했다.

그의 야망은 5000여 년 지나 이에야스에 의해 실현되었을까?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는 1598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 대망을 품는다. 대망은 책 제목이기도 하다. 결말이 지저분한 삼국지와 달리 ‘대망’의 결말은 시원하다. 이에야스의 세상이 시작된다. 이때 이에야스는 후흑학(厚黑學)의 최고수 ‘롤 모델’답다. 히데요시의 아들인 히데요리는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패하자 오사카성으로 들어갔다. 성 안에서는 항전파와 화친파로 나뉜다. 히데요리의 모친인 요도도노는 대포의 위력에 겁먹고 화친을 택했다. 오사카성을 방어하던 수로가 전부 매립되고 성벽 일부가 철거되었다. 하지만 화친에 의한 평화는 없었다. 이에야스 군은 오사카성으로 쳐들어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족속을 도륙하며 씨를 말렸다. 히데요리 모자는 자결했다. 어찌 치사하게 화친해놓고 공격했느냐는 비난에 이에야스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적장의 말을 믿는 바보는 죽어도 싸다!”
이카로스의 야망은 실현되지 못했지만 이에야스의 대망은 실현되었다. 그가 1603년에 세운 도쿠가와 막부는 지금의 도쿄인 에도(江戶)에서 메이지유신 직전 1867년까지 15대를 이어간다. 이카로스의 혼은 소행성이 되어 태양계를 맴돌고 있지만, 이에야스의 혼은 어디서 맴돌고 있을까? 대망의 미련에 구천을 떠돌지도….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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