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는 3일 재정부담액이 급증하는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에 대한 내년도 부산시 재정부담금 129억 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세금 먹는 하마’ 유료도로(민간자본 건설도로·국제신문 3일 자 1·3면 보도)에 대한 시의회의 초강수가 터널 운영사를 압박해 시민 혈세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는 이날 “최소운영수입보장(MRG)제도로 운영되는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은 당초 사업비를 훨씬 넘어선 통행료 수익과 부산시의 재정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민자 유료도로 협약서의 전면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내년도 백양터널(41억1000만 원)과 수정산터널(87억9000만 원)의 재정지원금 총 129억 원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백양터널과 수정산터널 사업비는 각각 839억2500만 원과 1280억6000만 원이 투입됐다. ㈜맥쿼리한국인프라스트럭처가 백양터널(전액)과 수정산터널(772억 원)에 투자했다. 지난해까지 백양터널의 통행량 수입은 3293억7400만 원, 수정산터널의 경우 2054억9500만 원에 달한다. 아직 운영 기간이 7~9년 남았지만 이미 투자비용 대비 통행료 수익과 부산시 재정지원은 투자비용의 400%를 넘었다. 터널의 민자사업자 운영 기간은 각각 2025년 1월과 2027년 4월까지다.

시의회가 강경책을 꺼내 든 것은 MRG 보전에 따른 재정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백양터널의 부산시 재정부담액은 2016년 29억 원에서 2017년 10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2018년 30억 원(추계), 2019년 41억1000만 원(예산 요구액 기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정산터널도 같은 기간 2016년 90억→ 2017년 76억→2018년 78억 원→2019년 87억9000만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도시안전위원회 측은 시에 ▷유료도로 협약서에 대한 주도면밀한 검증 ▷유료도로를 포함한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재점검 ▷사업비가 많이 소요되는 민간투자사업의 경우 부산시 재정사업으로 추진 명문화 ▷노후화된 유료도로의 인프라 유지보수 대책 등을 촉구했다.

시 이병진 기획관리실장은 “민간투자사업 협약서 전반에 대해 감사관실, 재정혁신담당관실, 부산발전연구원, 외부전문가와 함께 재검토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대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