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체적 계획 아직 없다면서도
- 19일 개발방향 등 설명회 추진
- 주민 “공단 비공개 전략 꼼수”
부산 동해남부선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2만5000㎡) 내 상업 시설 건립에 대한 반대 여론(국제신문 지난달 15일 자 1면 등 보도)이 거세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설명회를 연다. 해운대구 주민들은 설명회 당일 정거장 부지의 전면 공원화를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지만, 철도시설공단은 상업 개발 계획을 고수해 사태 악화가 우려된다.
철도시설공단은 오는 19일 오전 10시30분 해운대구청에서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 개발과 관련해 주민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공단 측은 이날 해운대구 주민에게 정거장 부지 개발을 추진하는 경위와 방향, 부산시에 제출한 제안서 내용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공단은 2013년 동해남부선 폐선 구간 일부를 공원화하고 나머지는 개발 사업을 하기로 시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최근 옛 해운대역 정거장 부지의 개발을 맡을 특수목적법인(SPC)의 설립을 추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해운대구 주민 1000여 명은 지난 25일 옛 해운대역 앞에서 ‘정거장 부지 공원화 요구, 상업 시설 개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후 김상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바른미래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과의 면담에서 “부산의 옛 철도 부지 대부분을 시민에게 주고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만 개발하려는 거다. 주변 가치가 올라가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하 의원이 “옛 해운대역사 부지 일대의 교통 체증이 심각한데, 초고층 상가 건물까지 생기면 정체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하자, 김 이사장은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9일 공단의 설명 내용도 김 이사장의 해명처럼 구체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단 자산개발처 관계자는 “초고층 주거 시설 건립과 관련해 주민 오해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면서도 “SPC 설립 전이라 세부적 종합 개발 계획은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해운대구 주민은 “공단이 비공개 전략으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리단길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제한적 정보 속에서 정거장 부지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전면 공원화를 요구할 것”이라며 “시가 주민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