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노스는 5000여 년전 지중해 한 켠인 에게해 크레타 섬의 왕이다. 미다스는 2800여 년전 터키 지역인 프리기아의 왕이다. 이름이 비슷할 뿐 가까운 혈연적 관계는 없는 듯하다. 하지만 두 왕들의 이야기는 의미적 연관이 있다.

미노타우로스(왼쪽 사진)와 미다스왕.

제우스가 유럽의 어원인 에우로페(Europe)를 임신시켰다. 그녀는 미노스를 낳았다. 미노스는 멋진 황소를 포세이돈에게 드리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왕이 되자 안 지켰다. 이로 인해 엽기적 사건이 발생한다. 왕비 파시파에가 황소에게 끈적한 욕정을 품었다. 왕비는 반인반우(半人半牛)인 미노타우로스를 낳았다. 이 사실을 안 미노스는 미궁을 만들어 미노타우로스를 가두었다. 선남선녀들이 먹이감으로 바쳐졌다. 테세우스가 미궁으로 들어가 미노타우로스를 쳐죽였다. 이러한 사건의 발단은 미노스 왕의 쫀쫀한 욕심 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서 비롯됐다.

신라 경문왕처럼 당나귀 귀를 가졌던 미다스 왕도 욕심을 부렸다.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디오니소스에게 빌었는데 이루어졌다. 손을 만진 딸마저 황금으로 변하자 미다스는 통탄했다. 미다스(Midas)의 손이 돈벌이를 잘 하게 하는 성공의 손이라고? No! 음식도 사람도 만질 수 없는 저주의 손이다.

우리도 미노스의 쫀쫀한 욕심과 미다스의 허황된 욕심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 욕심들로부터 벗어나려면 어찌 살아야 할까? 인류문명의 동력인 물욕 본성을 지닌 인간이기에 결코 쉽지 않다.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