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용도 변경 조사 요청도 거절

- 오규석 군수 직접 방문 설득

기장군은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원전 주변지역 출신 학생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경북 경주시, 울산 울주군, 전남 영광군 등과 함께 연합기숙사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강원도와 광주광역시, 충북도 등 7개 광역자치단체와 11개 기초 지자체는 서울에 기숙사(학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부산 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장군을 비롯한 원전 주변 지자체 4곳과 한국수력원자력, 교육부, 한국장학재단은 2016년 업무 협약을 맺고 서울 성동구 응봉동 한양대 인근 부지(6157㎡)에 지하 1층, 지상 10층, 연면적 2만694㎡ 규모의 연합기숙사를 건립하기로 했다. 한국장학재단이 사업을 주관하고, 한수원이 400억 원의 사업비를 대기로 했으며, 교육부가 무상으로 토지를 제공한다. 현재 기숙사 설계와 감리가 진행 중으로 2020년 말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숙사가 완공되면 원전 주변 지자체 출신 학생 500명과 다른 지역 저소득층 학생 500명 등 총 1000명이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숙사 건립 부지를 관할하는 성동구가 해당 지역의 용도 변경에 난색을 표하면서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해당 부지는 현재 벤처기업, 연구시설 등 ‘자족기능시설’ 개발을 위한 3종 일반주거지로 지정돼 있다. 기숙사 시행사인 LH는 기숙사 건립을 위해 이곳을 2종 일반주거지로 용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데, 성동구는 이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 성동구는 한국장학재단의 지질조사 허가 요청도 거절했다.

성동구가 용도 변경을 허가하지 않는 이유는 인근 주민들의 반발 때문이다. 기숙사가 들어설 경우 인근 하숙집 또는 원룸 영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동구 관계자는 “LH가 과거 주변에 아파트를 건립하면서 해당 부지에는 자족기능시설(직장인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약속을 해 주민들의 기대가 높았는데, 기숙사를 짓겠다고 하니 납득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LH와 장학재단이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주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장학재단은 LH와 함께 주민들을 설득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 

기장군 관계자는 “최근 오규석 군수가 서울로 올라가 직접 상황을 챙겼다. 우리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서울 강남구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건축 허가를 얻어내 지난 3월 강남구 자곡동에 재경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 ‘남명학사 서울관’을 개관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