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공사는 “예산 없다” 손 놔
- 전재수 의원 “문제 해결 노력”

부산 북구 구포시장 장날인 18일, 도시철도 2호선 덕천역 1번 출구 엘리베이터는 ‘아수라장’이었다. 구포시장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가 하나뿐이라 시장에 가려는 시민과 짐을 든 상인이 한꺼번에 몰렸다.

18일 부산 도시철도 2호선 덕천역 1번 출구 엘리베이터 앞이 타고 내리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임동우 기자

이날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양모(여·72) 씨는 “나이 든 사람은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기 어려워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하지만 장날뿐 아니라 평일 오후에도 줄이 길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구포시장을 자주 찾는다는 이모(여·69) 씨는 “엘리베이터가 한 대 더 있거나 에스컬레이터를 놓아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덕천역 1번 출구 엘리베이터 앞에서는 매일 ‘전쟁’이 벌어진다. 특히 닷새마다 열리는 장날이면 고성과 욕설이 쉽게 오간다. 엘리베이터 수용 능력이 턱없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다.

북구청으로도 민원이 이어진다. 북구 관계자는 “불편을 겪은 주민이 구청에 꾸준히 민원을 제기한다. 한 대뿐인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면 혼란이 더 심해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북구의회도 한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강광진(북구 가) 의원은 “덕천역 엘리베이터 문제는 오래전부터 계속됐다”며 “교통공사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사고가 일어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산교통공사가 구포시장을 찾는 고령의 시민 수를 예측해 엘리베이터를 여러 대 설치하거나 수용 규모가 큰 모델을 선택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공사는 그러나 문제를 인식하고도 “예산이 없다”며 손 놓고 있다. 교통공사 측은 “문제는 알지만,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려면 많은 돈이 드는 만큼 중장기 과제로 접근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자 국회의원까지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은 “덕천역 엘리베이터는 보행 약자의 권리와 관련한 문제다. 오는 21일 구청, 교통공사 관계자를 만나 논의하고 의원실에서 마련한 대안을 제시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